소화전, 끝나지 않은 거리두기
소화전, 끝나지 않은 거리두기
  • 조재희 전주덕진소방서 팔복119안전센터 소방교
  • 승인 2022.05.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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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희 전주덕진소방서 팔복119안전센터 소방교
조재희 전주덕진소방서 팔복119안전센터 소방교

 사회적 거리가 다시 가까워진 요즘, 거리는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외출하는 인파도 증가해 그에 따른 차량 운행이 점점 늘고 있다. 우리는 이렇게 가까워진 사회적 거리 속에서 몸살을 앓고 있는 소화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며칠 전, 한적한 동네 골목길에서 눈에 띄어야 할 소화전이 폐기물에 뒤덮여 보이지 않았다. 소화전 주변에 버려진 생활 폐기물이 쌓여있거나 의류 수거함 설치, 불법 주정차 등으로 소화전이 자취를 감추게 된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막을 내리며 일상으로의 회복과 함께 소방 용수에 대한 반드시 지켜져야 할 거리두기 역시 끝이 난 모양새였다.

 소방 용수 시설은 화재를 진압하는데 필요한 물을 공급하거나 저장하는 설비로, 소방차에 적재된 소방 용수로만 화재진압 작업을 벌이면 약 5분~10분 경과 후 적재된 물이 모두 소진되기 때문에 반드시 인근 소방 용수 설비를 통해 소방 용수를 확보해야만 한다.

 또한 대형화재나 복합화재 발생 시 소방대원은 인명구조 작업에 이어 최우선으로 인근 소화전을 찾아 소방 용수를 확보해 진압 작업의 기초를 마련해 두고 진압 작업을 펼친다고 할 정도로 소방 용수 시설은 소방관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생명이나 재산을 보호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소방서에서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화재를 대비하여 매월 정기적으로 소방 용수를 점검하고 소방단속공무원을 지정해 소방시설 주변에 불법 주정차량을 단속하고 있다. 또 시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위해 불법 주정차 신고 방법 안내 등을 통해 소방 용수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 32조에 따르면 소화전 주변 5m 이내는 차량을 세울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위반 시에는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러한 소화전 주변 불법 주정차 신고는 안전신문고 앱을 실행해 1분 이상 시간 간격을 둔 2장 이상의 사진을 촬영해 첨부하고 발생지역 위치 찾기를 눌러 주소가 맞는지 확인한 뒤 제출하기만 하면 된다.

 늘어나는 차량으로 인한 주차 공간 부족으로 불법 주정차가 완전히 근절되기는 어렵다지만, 소방 용수의 확보는 내 가족 또는 우리 이웃의 생명과 재산과 직결되는 만큼 불법 주정차 금지 및 쓰레기 불법 투기의 근절로 소화전과의 거리두기는 계속 유지하는 것이 어떨까.

조재희 <전주덕진소방서 팔복119안전센터 소방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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