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05.1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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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좋은 치료제

 최근 한 여배우가 갑작스런 뇌출혈로 사망에 이르면서 뇌출혈의 발생 원인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지고 있다. 뇌출혈은 뇌혈관 벽의 약한 부분이 터져 출혈이 생김으로써 발생하는 뇌혈관 장애를 말하며 약 75%는 고혈압으로 인해 발생한다. 뇌출혈을 발생시키는 요요 원인 중의 하나인 고혈압은 우리나라에서 악성 종양 다음으로 많은 사망 원인을 차지하는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며 전체 심혈관 질환 중 가장 높은 빈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상 인구의 30%, 60세 이후에는 50% 이상에서 고혈압을 갖고 있다. 고혈압은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으로 혈압이 높더라도 보통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소리없는 저승사자’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리 운다. 전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이선화 교수의 도움말로 고혈압의 원인과 증상, 치료와 예방법 대해 알아본다.

 ■ 고혈압의 원인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약 90%)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본태성 고혈압이며 유전적 요인이 50-60%, 환경적 요인이 40-50% 관여한다. 자녀가 고혈압이 발생할 확률은 양쪽 부모가 고혈압인 경우 60%, 한쪽 부모가 고혈압인 경우 30%일 정도로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환경적 요인에는 비만, 고염식, 흡연, 과음, 과로, 스트레스 등이 있다. 이차성 고혈압은 나머지 10% 미만을 차지하고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 분비 종양 또는 신장 혈관이 좁아지는 등 이차적 원인에 의해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로 원인을 해결할 경우 고혈압의 완치나 복용하는 항고혈압제의 수를 줄이는 것을 기대할 수 있다.

 고혈압이 20세 이전 또는 60세 이후 처음 진단되거나 항고혈압제를 복용해도 혈압이 잘 떨어지지 않는 경우, 간헐적인 가슴 두근거림과 동반되는 혈압의 급격한 상승, 또는 진찰 또는 혈액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는 경우 등에는 이차성 고혈압에 대한 정밀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 고혈압의 증상 

 고혈압은 대부분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이 없으면서 심장, 신장, 혈관 등의 내부 장기를 서서히 망가뜨려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혈압이 높으면 뒷목이 뻣뻣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히 있으나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혈압과는 무관하고 오랫동안 긴장 상태에 있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긴장성 두통으로 어깨나 뒷목의 근육 긴장에 의한 것이며 아침에는 증상이 없다가 오후에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피곤할 때 뒷목이 뻐근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고혈압이 있는 경우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아침에 일어날 때 뒷머리가 아프거나 뻐근할 수 있으나 두통의 심한 정도에 따라 혈압의 높고 낮음을 알 수는 없다.

 이차성 고혈압 환자 중 일부에서는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면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아서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해당 장기에 따라 호흡곤란, 부종, 가슴통증, 뇌졸중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고혈압의 진단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두 번 이상 안정시에 측정한 혈압이 140/90 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하며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중 한 가지라도 기준치보다 높은 경우 고혈압에 해당한다. 정상 혈압은 120/80 mmHg 미만이며 고혈압 치료 지침에서는 120-139/80-89 mmHg의 경우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하는데 이 범위에 해당되는 환자들은 과거 정상 범위로 분류되었으나 장기 추적 관찰 결과 이들에서도 정상 혈압에 비하여 심혈관 사고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보다 낮은 혈압부터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정확한 혈압 측정을 위해서는 커피나 담배를 포함하여 음식을 먹은 지30분 이상 지난 후, 최소 5분 이상 안정한 뒤 발을 땅에 닿게 하고 등을 기대고 의자에 앉은 자세에서 팔을 심장 높이에 두고 혈압을 측정해야 한다. 고혈압을 처음 진단 받은 경우 합병증이나 동반 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 소변 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심전도, 심장초음파, 동맥경화 검사, 안과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

 ■ 고혈압의 치료 

 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으므로 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현재의 불편감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혈압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과 같은 합병증 발생 및 이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다.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의 목표 혈압은 140/90 mmHg 미만, 당뇨나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경우 130/80 mmHg 미만이다. 고혈압의 치료에는 항고혈압제 복용뿐 아니라 운동, 식이요법, 체중 감량, 금주, 금연, 채식 및 저지방 식이, 저염식과 같은 생활요법의 개선이 포함되며 이러한 생활요법은 각각 2-20 mmHg 가량의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생활요법의 개선은 고혈압 전단계의 주 치료 방법이며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반드시 기본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흡연은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나쁜 영향이 있을 뿐 아니라 흡연 자체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인 동맥경화 발생의 4대 요인 중 하나이다. 운동 요법의 경우 빠른 걸음으로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분 가량 하도록 권장되며,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 감소뿐 아니라 심폐기능 개선, 체중 감소, 고지혈증 개선,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부가적 효과가 있다.

 고혈압의 치료 약물인 항고혈압제는 처음부터 매우 심한 고혈압으로 진단되거나 진단 당시 이미 합병증이 있는 경우, 생활요법을 3-6개월 시행하여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복용해야 한다. 항고혈압제에는 각기 다른 기전으로 혈압을 낮추는 다양한 계열의 약제가 있고 한 계열 내에도 미세하게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수많은 종류의 약제가 있으며 최근에도 새로운 약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항고혈압제를 처방할 때에는 각 환자가 갖고 있는 동반 질환이나 위험인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장기 보호 효과가 있는 계열의 약제를 선택하며, 한 가지 약제만으로 혈압이 적절히 조절되는 경우는 적고 2/3 이상에서 2가지 이상의 항고혈압제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 이선화 교수 “고혈압의 예방, 정기적인 혈압 측정과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

 고혈압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이 상당 부분 관련되어 있고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고혈압을 완벽히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히 고혈압은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어서 여전히 전체 고혈압 환자의 반 정도가 자신이 고혈압인지를 모르며 따라서 치료를 받지 않고 있고 불과 40%만이 적절히 치료받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알려져 있는 고혈압의 환경적 위험 인자들을 관리하고 불편감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한다면 고혈압의 발생을 어느 정도 예방하고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조기 진단할 수 있다. 고혈압 발생의 위험인자에는 과체중 및 비만, 운동 부족, 고지방 및 고염 식이, 흡연, 과음, 스트레스 등이 있다. 고혈압 같은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흡연과 음주를 줄이고, 식이요법으로는 소금 섭취를 줄이고, 칼륨이나 칼슘,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을 먹도록 한다. 또한 고체중이나 비만인 사람의 경우 적정한 체중과 허리둘레를 유지할 수 있도록 주의하고 평소에 적당한 운동을 통해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고혈압의 합병증인 심근경색의 20-25%, 뇌졸중의 35-40%, 심부전의 50%를 예방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진단 및 관리를 통해서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도록 한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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