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시대, 슬기로운 금리관리
인플레이션 시대, 슬기로운 금리관리
  • 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장
  • 승인 2022.05.09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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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장
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장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다. 완연한 봄기운을 만끽하기 위해 나들이를 하는 상춘객들로 관광지와 공원이 북적인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되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을 보는 것도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도 해제되면서 오랜만에 식당들이 손님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보니 점점 일상이 회복된다는 생각과 함께 경제 회복도 기대가 된다.

그러나 연초부터 시작된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하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에 달했으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에 따른 에너지, 곡물 가격 급등과 공급망 차질로 고물가는 지속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0.5%포인트를 인상하는‘빅스텝’을 단행하였고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였으며 이달에도 추가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금리를 연속으로 인상하게 되면 회복의 기지개를 켜는 경제가 다시 둔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통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금리란 ‘돈의 가격’으로 시중에 돈이 필요한 사람이 많아 귀한 상태가 되면 돈의 가격은 상승하여 금리가 오르게 되고 반대로 시중에 돈이 많이 공급되어 흔한 존재가 되면 돈의 가격이 하락하여 금리가 내리게 된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기대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이는 제품가격 및 임금 결정에 영향을 미쳐 실질적인 물가상승률의 하락을 유도하게 된다.

기준금리 인상은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전망이며 이에 따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풀렸던 자금에 대한 기업과 가계의 이자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금리 상승기에 이자부담을 더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신용등급을 관리해야 한다. 신용등급은 과거 연체 여부, 대출금액, 신용거래 기간 등을 종합하여 정해진다. 현대의 금융은 신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한번 나빠진 신용등급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연체 등으로 인해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주거래은행을 이용해야 한다. 주거래은행이란 급여나 카드 및 공과금 결제계좌 같은 예금거래를 비롯해 대출, 신용카드, 펀드 등 금융거래의 비중이 높은 은행을 말한다. 주거래은행에서는 거래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적용하여 대출금리를 인하해준다.

셋째, 앞으로도 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 신규대출을 받거나 기한연장 시 고정금리를 선택할 수 있다. 향후 금리가 내려가게 된다면 상대적으로 손해일 수 있으니 대출기간 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넷째 직장에서 승진, 소득증가, 신용등급이 상승 등 대출 당시보다 신용 상태에 변동이 생긴 경우에는 은행에 ‘금리인하요구권’을 사용할 수 있다. 신용 상태와 상관없이 금리가 정해지는 상품 및 정책, 협약 대출은 적용이 되지 않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책, 협약 대출 등 정부나 지자체에서 이자를 지원하는 상품을 통해 낮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 할 수도 있다. 다만 농업인, 소상공인, 청년 등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경우가 있으니 사전에 지자체나 기관, 은행 등에 확인을 해야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행에서도 올초에 12억 5천만 원을 전라북도에 출연하여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에 300억 원의 저리 자금을 지원하였으며 향후에도 2억 5천만 원의 추가 출연을 통해 저소득, 저신용자에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의 지원을 사칭해 높은 한도와 저금리로 대출을 해준다며 송금 등을 유도하는 보이스피싱 사례도 발생하고 있으니 의심스러운 경우에는 먼저 영업점에 문의하길 바란다.

IMF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다보스어젠다 회의에서 “2022년은 장애물 코스를 항해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그에 따른 금리 인상은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온 서민과 중소기업, 소상공인 등에 더욱 큰 고통이 될 수 있다. 아무쪼록 슬기로운 금리관리를 통해 2022년 우리 앞에 놓인 장애물이 조금은 낮아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장경민 NH농협은행 전북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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