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맛배달’로 떠나는 맛 집 여행
‘전주맛배달’로 떠나는 맛 집 여행
  •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 승인 2022.05.08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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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코로나 시대에 음식배달 시장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렸다. 더불어 배달앱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는데 외식업 전체 매출에서 배달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2년 동안 4배 이상 급증했다고 한다.

휴대폰만 있으면 쉽고 빠르게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이 편리한 시스템 이면에는 그러나 소상공인들의 눈물이 있다. 바로 비싼 중개 수수료 때문이다. 소상공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수수료를 내고 광고를 의뢰한다. 그렇지 않으면 주문이 안 들어오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주요 배달앱 3개의 운영을 독일의 한 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개 수수료로 배를 불리고 있는 배달앱과 달리 자영업자, 소비자, 배달원은 모두 손해를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물가 인상과 배달비 부담이 맞물리면서 ‘탈배달앱’에 나서는 소비자도 늘어나고 있다. 데이터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주요 배달앱(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이용자 수가 3개월여 만에 100만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 초부터 배달앱들이 가맹점 수수료 개편, 프로모션 종료 등 수익성 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 행정연구원이 올해 1월 실시한 ‘배송·배달 서비스 관련 국민인식조사’에서도 소비자 2000명 중 53%가 현행 배달비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에 전주시가 최근 공공 배달앱 ‘전주맛배달’ 운영에 나섰다.

‘전주맛배달’은 대형 민간 배달앱 플랫폼사의 과도한 중개 수수료 등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한 ‘공공·민간 협력형’ 배달앱이다. 전주맛배달 앱은 중개 수수료와 가입비, 광고료 등이 일체 없어 그간 민간 배달앱의 과도한 수수료에 부담을 느꼈던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소비자는 첫 가입 시 할인 쿠폰 등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지역화폐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결제하면 일정 금액을 다시 돌려받는 페이백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배달, 포장, 매장 이용 시 모두 앱에서 주문 및 결제 이용이 가능해 편리하다. 지난 2월 28일 출시 이후 3월 한달간 시범 운영한 결과 전주맛배달은 가맹점 2,300여개, 회원 수 2만1천여 명, 누적주문 건수 2만 건, 누적 주문액 4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고 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20년 3월 처음 선보인 군산시의 ‘배달의 명수’는 어떠한가. 지난해까지 가맹점수 1,400여개 소, 가입자 수 13만4천여명을 확보하고 누적 매출 162억원을 달성했다. 군산시 인구가 약 26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시민 절반 이상이 공공배달앱을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공공배달앱은 수수료를 낮추고, 서비스의 혜택이 소비자인 시민과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대형 민간 배달앱과 큰 차이를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거센 한판가 덮친 지역 상권에 공공배달앱이라는 플랫폼은 지역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자립경제 실현과 지역자금 역외 유출 방지 등을 통해 소상공인들과 소비자가 상생하기 위한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위기를 극복하려는 시민들이 공동체 의식이 더해진다면 어려운 지역 경제를 극복해 가기 위한 하나의 상징물이 될 수 있다.

전주시는 올 연말까지 가맹점을 4천 곳까지 늘려 갈 계획이라고 한다. 지역 소상공인들의 온라인 판로 확보와 안전한 라이더 문화 정착, 서비스 자체가 가지는 공익적 가치를 생각하며 ‘전주맛배달’을 통한 맛 집 여행으로 착한 소비에 우리 함께 동참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성철 <전북은행 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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