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나라 위대한 국민입니다.”
퇴임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전주 구도심 동문거리에 조성되는 헌책도서관에 자신이 평소 즐겨 읽던 10여 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문 대통령은 ‘헌책도서관의 시대의 명사 코너에 비치할 책이 필요하다’는 전주시의 요청에 “좋은 취지로 기꺼이 동참하겠다”며 책을 보내왔다. 이를 통해 문 대통령이 ‘시대의 명사, 내 인생의 책’ 1호 기증자로 등재, 헌책도서관 조성에 힘을 불어넣은 것이다.
문 대통령이 보내온 책은 이수광의 ‘류성룡의 왜란극복기’와 ‘명견만리’ 등이다. 문 대통령이 기증한 도서는 헌책도서관이 개관하는 6월 말 이후 누구나 만나볼 수 있다.
헌책도서관은 책이 삶이 되는 인문도시로 나아가고 있는 전주시가 구도심 동문거리에 과거 헌책방으로 문전성시를 이뤘던 옛 기억을 되살린 특화도서관이다.
시는 경원동 동문거리 내 기존 건축물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구조보강 등을 포함한 전면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연면적 368.28㎡ 규모로 건립, 오는 6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헌책도서관에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작가와 문화 예술계 인사, 지식인 등 이 시대의 명사들이 추천하는 책을 기증받아 시민들이 ‘인생을 바꿀 한 권의 책’을 만날 수 있는 ‘시대의 명사’ 코너가 들어선다.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전주국제영화제에 참석한 이창동 감독도 평소 영화제작에 영감을 준 프란츠 카프카의 ‘심판, 변신’ 등 3권의 기증도서를 전주시에 전달함으로써 헌책도서관 조성에 동참했다.
헌책도서관은 동문거리의 정체성을 담는 것과 동시에 책을 기반으로 한 문화공간으로서 책과 문화의 쉼터, 지역 인문학 소통의 장으로 활용된다. 해당 도서관이 조성되면 소멸위기에 놓인 동문 헌책방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시는 지난해 4월 책을 통해 삶을 바꾸고, 미래를 준비해가는 ‘책의 도시 전주’ 비전을 선포, 다양한 특화 도서관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는 헌책도서관, 한옥도서관과 함께 △덕진공원 연화정 검이불루도서관 △아중호수도서관 △천변생태환경도서관 △책의 산 숲속도서관 등이 추가로 조성될 예정으로, 보다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일상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는 것이 시의 계획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동문거리의 정체성을 담아 조성 중인 헌책도서관은 다가여행자도서관과 함께 구도심을 살리는 명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동문-다가 책의 길’ 조성 등 전주 곳곳에 다양한 특화도서관을 조성해 시민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고 책의 도시 전주의 정체성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