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대통령에 바라는바
새 대통령에 바라는바
  • 김현수 전북대 교수
  • 승인 2022.05.0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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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전북대 교수
김현수 전북대 교수

인생을 살아가며 누구나 느끼는 사실 하나가 있다면 흘러가는 시간은 절대 멈출 수 없다는 것이다. 흘러가는 강물도 댐을 건설하여 그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지만, 시간만은 멈출 수도, 좀 더 느리게 흘러가도록 할 수도 없다. 임인년 새해 첫날을 맞으며 바라는 바를 기원했던 것이 어제와도 같은데 어느새 5월이다.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은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는 식물들을 바라보며 자연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시기일 뿐 아니라,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우리가 감사와 사랑을 느끼는 이들을 기념하는 날들이 모여 있는 가족의 달이기도 하다. 핵가족화와 1인 가족의 증가 등으로 가족에 대한 개념이 이전과 다소 달라진 측면이 없지 않지만, 모든 이에게 어린 자녀와 연로하신 부모님에 대한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고 믿는다.

가족의 달인 5월에 부모님의 자식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부모의 사랑은 절대적이며, 변함이 없고, 차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하도 많이 들어서 진부한 표현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게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인구에 회자되어 왔다는 사실은 이 표현이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마음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일주일 후에는 제20대 대통령이 취임하게 된다.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상징하는 권한과 권력은 심대한 것이어서, 대통령의 정책적 지향점은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새 대통령의 취임을 눈앞에 둔 시점에 전라북도에 살고 있는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새 정부에 바라는바,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을 포함한 위정자들이 가져줬으면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간단히 적어보고자 한다.

나는 새 대통령이 부모의 마음으로 온 국민을 대해주기 바란다. 부모는 모든 자녀들이 다 똑같이 행복하기를 항상 기원한다. 자식이 여럿인 부모는 그중에서 학교 성적이든, 경제적 능력이든 다소 부족한 자녀에게 특별히 애틋한 마음을 가지고, 그에 대한 걱정근심으로 잠 못 이루며, 그가 다른 형제들과 같이 편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나는 새 대통령이 우리 국민이 살고있는 세 개의 특별시, 여섯 개 광역시, 여덟 개 도에 대해 부모의 마음을 가져주길 소원한다. 무엇이든 잘하고 있는 지역은 계속 잘할 수 있도록, 다소 떨어지는 지표를 보이는 지역은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모두가 고르게 잘 살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주길 바란다.

혹자는 전통적 가족에서는 큰아들에게만 집중적인 지원이 이루어졌고, 그것을 지역개발에도 적용하여 특정 지역이 큰형의 역할을 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전의 큰형은 자신의 성공에서 그치지 않고, 연로한 부모의 역할을 대신하며 어린 동생들을 보살피는 부모와 같은 큰 존재였음을 생각해야 한다. 즉, 예전 어른들이 큰형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을 했던 이유는 성공한 큰형이 동생들을 보살펴 줄 것이라는 믿음에 근거한 것이지, 다른 자녀들을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의 큰형과 같은 지원을 받은 지역으로부터의 낙수 효과가 다른 지역에 얼마나 있었는지에 대해서 논란이 많고, 곳곳에서 낙수효과 무용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신정부는 모든 지역이 고르게 잘 살 수 있도록 각 지역에 대한 직접적이고 균등한 지원이 이루어지게끔 정책을 입안하고 수행해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또한, 새 대통령은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고르게 들어주기를 바란다. 지금까지의 대통령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자신을 지지하는 또는 자신이 소속감을 느끼는 집단의 목소리를 집중적으로 경청하며 정책을 수행해왔음을 부인하기 어려우며, 이러한 정치적 성향은 상대적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언제나 소외되어 분노하는 집단 또는 계층을 만들어왔기 때문이다. 진보든 보수든 어떻게 항상 옳은 판단만을 하며, 옳은 말만 할 수 있겠는가. 새 대통령은 모든 이들에게 마음과 귀를 열어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아픔을 함께 공유하는 참된 지도자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새 정부의 집권기간 동안 여러 일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쏜살같은 시간은 멈출 수 없는 것이기에 금세 5년의 시간이 지나갈 것이다. 부디, 5년 후에는 새로 취임하는 대통령과 모든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기를 기원한다.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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