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재클린 밀스 감독의 ‘고독의 지리학’
전주국제영화제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재클린 밀스 감독의 ‘고독의 지리학’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5.04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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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쟁 부문에서는 정지혜 감독이 연출한 ‘정순’,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강지효 감독의 ‘유빈과 건’ 대상 영예
국제경쟁 대상 작품 스틸.
국제경쟁 대상 작품에 재클린 밀스(Jacquelyn Mills) 감독의 ‘고독의 지리학(Geographies of Solitude) 영화 스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이준동) 국제경쟁 부문 대상에 캐나다 재클린 밀스(Jacquelyn Mills) 감독이 출품한 ‘고독의 지리학(Geographies of Solitude)’이 선정돼 한화 2천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경쟁 부문에서는 정지혜 감독이 연출한 ‘정순’이,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는 강지효 감독의 ‘유빈과 건’이 대상의 영예를 누렸다.

4일 전주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국제경쟁과 한국경쟁, 한국단편경쟁 부문을 포함해 총 14개 부문에 대한 수상작과 공로상이 발표됐다.

재클린 밀스(Jacquelyn Mills) 감독

영예의 대상을 받은 ‘고독의 지리학’은 평생을 자연환경 보존에 바쳐온 여성에 대한 존경을 담은 작품으로 캐나다 세이블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야생마를 비추며 삶과 철학을 담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어 NH농협 후원의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에는 시릴 쇼이블린(Cyril Schaublin) 감독의 ‘시계공장의 아나키스트(Unrest)’가 받아 한화 1,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이 작품은 자신의 자리에서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작지만 큰 움직임과 변화를 거부하는 사회 권력자들의 모습을 교차시킨 작품이다. 

심사위원 특별상에는 과테말라에서 온 아나이스 타라세나(Anais Taracena) 감독의 ‘스파이의 침묵(The Silence of the Mole)’과 일본 휴가 후미아리(Hyuga Fumiari) 감독의 ‘도쿄의 쿠르드족(Tokyo Kueds)’이 공동 수상작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 작품은 쉽게 접하거나 알 수 없었던 국가의 정치적 상황과 난민 문제를 직시한 의미있는 작품이었다는 평가다. 

한국경쟁 대상 작품 스틸.
한국경쟁 대상 작품 정지혜 감독의 영화 ‘정순’ 스틸.

한국경쟁 부문 대상을 수상해 한화 1,500만 원의 주인공이 된 ‘정순’은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된 중견 여성의 이야기로 주인공의 표정과 몸짓에 포커스를 맞춰 인간적인 수모와 모멸을 감당하던 한 여성의 결단을 힘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배우상에는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오민애 씨와 ‘사랑의 고고학’의 옥자연 씨가 각각 수상하며 한화 5백만 원의 상금을 받았다.

심사위원 특별언급에는 이완민 감독의 ‘사랑의 고고학’이 호명됐다.

정지혜 감독

로베르토 쿠에토(Roberto Cueto) 한국경쟁 부문 심사위원은 “팬데믹의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 감개무량 했다”면서 “젊고 유능한 감독들이었고 소재들을 접하며 한국사회를 더 잘 이해하고 일상 속 다양한 문제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경쟁 부문 영화 중에 수여하는 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에는 김정은 감독의 ‘경아의 딸’이, 창작지원상에는 ‘비밀의 언덕’을 연출한 이지은 감독이 트로피를 거머쥐어 각 한화 1천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받았다. 김정은 감독은 왓챠가 주목한 장편에도 선정돼 두 배의 기쁨을 누렸다.

 

한국경쟁 대상 작품 스틸.
한국경쟁 대상 작품 강지효 감독의 영화 ‘유빈과 건’ 스틸.

한국단편경쟁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한 ‘유빈과 건’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로 깜짝 놀랄 반전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됐다.

이어 교보생명이 후원하는 감독상에는 ‘트랜짓’을 연출한 문혜인 감독이 이름을 올려 3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받았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기예림, 박소윤, 정인우 감독의 ‘분더카머 10.0’이 차지했다. SF의 틀 안에서 사라진 대상과 흔적을 탐색하는 실험적인 작품으로 풍성한 음향과 기술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왓챠가 주목한 단편에는 ‘그렇고 그런 사이(감독 김인혜)’, ‘29번째 호흡(감독 국중이)’, ‘새벽 두시에 불을 붙여(감독 유종석)’, ‘겹겹이 여름(감독 백시원)’, ‘트레이드(감독 김민주)’등 총 5편이 선정돼 각 한화 1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강지효 감독

한국단편경쟁 부문 심사에 참여한 정가영 감독은 “총 22편 한국단편영화들의 다양한 주제들과 개성있는 색깔들이 던지는 다채로운 질문들은 관객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다”고 총평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특별부문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비경쟁부문에서 상영된 작품 중 아시아 영화 1편을 선정해 아시아영화진흥기구(NETPAC)에서 시상하는 넷팩상에는 기발함으로 가득찬 ‘UFO를 찾아서’의 쿵다산(Kong Dashan) 감독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장편 영화 중 다큐멘터리 장르에 수여하는 진모터스 후원(한화 1천만 원)의 다큐멘터리상은 ‘2차 송환’의 김동원 감독이 받았다. ‘2차 송환’은 좌우 대립이 심각한 한국의 정치적 현실 상황에서 북의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전향 장기수들을 30년 동안 감독의 시선으로 지켜본 휴먼 다큐멘터리다. 

지역 공모로 선정된 작품 중 1편을 선정해 1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를 수여하는 J비전상에는 한 남성을 짝사랑하는 여성의 마음을 다채로운 영화적 틀 안에 담아낸 고경수 감독의 ‘문제없어요♪’가 선정됐다.

이와함께 1990년대 한국 독립영화 활성화를 위해 중추적 역할을 한 故 최정운(1951-2022) 전 (사)한국시네마테크협의회 대표에게 공로상이 수여됐다. 

한편,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는 7일 폐막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 일대에서 계속되며, 국내 영화제 전용 온라인 플랫폼 온피프엔(ONFIFN)을 통해 온라인 상영으로도 만날 수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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