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눈여겨볼 대학 입시
고교생이 눈여겨볼 대학 입시
  • 박은숙 원광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
  • 승인 2022.05.0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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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숙 원광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
박은숙 원광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

고등학생이 되면 대학 입시 준비로 몸도 마음도 바쁘기 마련이며,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중압감은 더 커진다. 통계청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5,182만명이며 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 거주자는 2,604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인 50.3%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인구 쏠림 현상은 대학 입시에도 적용되어 이른바 ‘인서울’이라는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고교생이 늘고 있다.

수년 전 대입 전형은 3,000개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었을 정도로 매우 다양하였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대입 전형 간소화·단순화를 위해 여러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고교교육기여대학 지원사업이다. 고교교육기여대학 선정 평가 시 전형 수를 주요 요소 중 하나로 삼고 있다. 대입 전형은 모집 시기에 따라 수시와 정시로 구분한다. 수시모집은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특기자전형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정시모집은 대학수학능력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

그러나 대입 전형은 아직도 복잡하다. 대학 신입생 모집요강의 두께가 그것을 증명한다. 수시 모집요강과 정시 모집요강이 각각 100페이지에 달하기도 한다. 한 대학의 수시 전형과 정시 전형을 정확히 알려면 200페이지를 숙독해야 한다. 수시는 대학수학능력 점수가 발표되기 전에 치르지만, 일부 학과는 대학수학능력 최저 점수를 반영하기도 한다. 수시모집 중 학생부종합전형은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전형이며, 지원 자격이 다양하고 면접까지 보는 학과도 있다. 자녀에게 관심이 많은 학부모라도 대입 전형을 속속들이 알기에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열기만큼이나 지역 대학은 신입생 충원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학과 신설, 폐과, 학과 통폐합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자신의 적성에 맞게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소위 인기있는 학과는 경쟁률이 높아 합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은 대학대로, 수험생은 수험생대로 미스 매칭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 소재 고교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눈여겨볼 대학 입학 전형과 학사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지방 소재 고교생이 눈여겨볼 전형은 학생부종합의 지역인재전형이다. 지역인재전형 지원 자격은 그 지역에 소재하고 있는 고등학교 재학생 또는 졸업생이다. 의학계열은 지역인재 전형으로 40%를 선발하지만, 지정 지역이 넓으면 그만큼 대상 학생이 많아진다. 내가 소속한 대학은 의예과, 치의예과, 한의예과, 한약학과, 간호학과, 작업치료과 모집정원의 20~30%를 대학이 소재한 도의 고교생이나 졸업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지역 소재 고교생과 졸업생은 지역인재전형에 도전해 볼 일이다.

둘째, 대학에 입학하여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 학생이 간혹 있는데 이런 학생에게는 전과 제도를 추천한다. 전과 제도란 2학년 또는 3학년에 진입할 때 학과를 변경하는 제도이다. 전과생은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을 기준으로 선발한다. 입학 성적이 미치는 못하는 학생의 경우에도 대학에 입학한 후에 전과를 선택하기도 한다. 대학별로 일부학과를 제외하고 전과 대상 학과를 다양하게 열어두고 있으며, 전과 인원 제한을 두지 않기도 한다.

셋째, 자격증이 더 필요하거나 진로를 바꾸고 싶은 학생은 복수전공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복수전공이란 전공 이외에 또 하나의 전공을 이수하는 것을 말한다. 복수전공 대상학과는 본인이 선택하면 된다. 경영대학 학생이 창의공과대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하기도 하며, 인문대학 학생이 경영대학을 선택하기도 한다. 사범대생이나 교직이수자가 타학과에서 복수전공을 하면 졸업과 동시에 2개의 교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실제로 복수전공으로 임용고사에 합격하여 공립 중·고등학교나 유치원에 발령받은 졸업생이 있다. 한 졸업생은 복수전공으로 임용고사에 합격하여 중학교에 발령받았으나, 일년 후 주전공 과목 교사로 전환하여 근무하고 있다.

넷째, 대학 입학할 때부터 전문직을 갖기 위한 설계를 할 수 있다. 내가 재직하는 대학에도 로스쿨이라고 하는 법학전문대학원이 설치되어 있으며 신입생 모집정원 60명 중 15%인 9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고 있다. 교사 임용고사를 위한 고시실을 운영하듯 공무원, 경찰공무원, 소방공무원, 법학전문대학원 진학 등을 위한 고시실도 운영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할 여건이 마련되어 있는 대학에 진학하여 고시실을 활용하는 것도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인문계열을 졸업한 후 법전에 입학한 학생도 있고, 자연계열 학과를 3년만에 조기 졸업한 후 법학전문대학원 3년을 거쳐 변호사가 된 졸업생도 있다.

대학 진학을 남들 따라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진로를 설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지역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과 졸업생이라면 지역 대학에 진학하여 자신의 미래를 향해 차근차근 꿈을 이뤄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박은숙 <원광대학교 대외협력 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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