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른 5월, 어린이 안전을 위한 약속
푸르른 5월, 어린이 안전을 위한 약속
  • 라명순 고창소방서장
  • 승인 2022.05.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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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명순 고창소방서장
라명순 고창소방서장

 어느새 꽃 피는 5월이 왔습니다. 5월은 생명력이 충만한 산과 들로 우리를 밖으로 유혹하는 매력적인 달인 동시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그리고 부부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5월은 어린이 안전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달이기에 어린이의 안전을 위해 어른이 해야 할 무언가를 찾아 나서게 됩니다.

 아프리카 가나 아샨티(Ashanti) 지역의 한 마을에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동네의 노력이 필요하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그만큼 아이를 바르고 건강하게 길러내려면 온 사회의 세심한 손길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올해는 어린이날 100주년을 맞아 미래의 희망인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와 모든 사회단체, 부모 등 어른들의 책임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전라북도는 119안전체험관과 각 소방에서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체험교육을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각종 안전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라북도 구조구급활동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는 4,005건의 어린이 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그중 5월에 446건으로 가장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사고원인으로는 교통사고 1,119건, 낙상 978건, 열상 522건, 기도이물 197건, 화상 162건 순입니다. 특히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면 차량 이동 중 동승자 사고와 보행 중 사고, 자전거와 킥보드 등 이동 수단 관련 교통사고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연령별 안전사고 현황은 어른들의 관심과 보살핌이 필요한 영유아 시기에 높게 발생했으며, 특히 1세 518건(21.9%)으로 사고 비율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발생 장소별로는 가정에서 발생한 사고가 1,773건(44.3%)으로 가장 높고 도로가 1,008건(25.2%)순입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보면“간담이 타고 찢어지는 것 같다. 내가 죽고 네가 사는 것이 이치에 마땅한데, 네가 죽고 내가 살았으니 이런 어긋난 일이 어디 있을 것이냐. 슬프다 내 아들아.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갔느냐. 하룻밤 지내기가 1년 같구나”라며 자식을 잃고 아픈 마음을 표현하였습니다. 애타지 않게 어린이가 안전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어린이는 발달 과정상 주변의 환경이나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높습니다. 그러나 왕성한 호기심에 비해 신체기능의 발달은 미숙합니다. 그리고 어린이는 위험한 상황에 대한 판단 능력이 부족하므로 항상 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또한 발달 된 기계문명 속에 우리는 빠르고 편리해졌지만, 위험이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어린이들은 과거 세대들이 결코 경험하지 못했던 갖가지 사고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호주에서는 어린이가 있는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어린이가 받은 안전교육 내용을 부모와 공유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이전에 어른들, 최종적으로는 사회 전체의 안전인식이 높아질 수 있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에 어린이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우리 어른들이 반드시 지켜야 할 세 가지 약속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하나, 교통사고나 추락, 화상, 약물중독, 물에 빠지는 등의 우발적인 사고에 의한 손상이 자주 일어납니다. 사고는 예고 없이 돌발적으로 발생하므로 항상 주변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하며, 대처능력이 미숙한 아이를 집안에 혼자 두어서는 안됩니다.

 둘, 집안의 가구 모서리나 문틈에 보호대를 부착하거나 전기플러그에 커버를 씌우는 등 적극적인 보호방법도 중요합니다. 위험한 도구는 잠금장치가 되어 있는 보관함에 보관하고 날카로운 도구 등을 안전하게 사용 할 방법을 가르치며 일단 사고가 나면 무리한 조치보다는 사고를 당한 어린이의 마음부터 안정시킨 후에 119에 신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셋, 어린이 안전을 위해 어른들이 만든 약속을 지켜나가면서 어린이에 대한 안전교육도 병행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미래인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자라날 수 있도록 어린이 안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린이 안전사고는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으며, 대부분 안전사고는 평소에 무관심하고 사소하게 생각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린이들이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른들이 당황하지 않고 사고에 대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은 구체적이고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 의지가 중요합니다. 어린이가 안전하고 행복한 대한민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라명순 <고창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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