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환절기 호흡기 질환 증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주의해야
봄철 환절기 호흡기 질환 증가 ‘만성폐쇄성폐질환’ 주의해야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04.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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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의 장기 유행과 봄철 환절기가 겹치면서 호흡기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은 기도와 폐에 이상이 생겨 만성기침과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는 호흡기질환이다. 흡연이 가장 큰 원인이고 직업성 분진이나 화학물질, 실내외 대기오염, 호흡기오염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초기에는 약한 기침이나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증상이 매우 악화된 이후 치료를 시작하거나 방치하다 사망까지 이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전북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성주 교수의 도움말로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은 폐에 만성 염증이 생겨 기도가 좁아지고, 폐가 파괴되는 질환이다. 처음에는 가벼운 호흡곤란과 기침이 간혹 나타나지만 병이 진행하면 호흡곤란이 심해지며 말기에는 심장기능도 떨어지게 된다. 아주 흔한 호흡기 질환이지만, 명확한 진단을 받지 못한 채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만성, 즉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평생 지속되며 세계 사망원인 3위, 국내 사망원인 7위를 차지할 만큼 심각한 질병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19년 우리나라 만성폐쇄성폐질환의 40세 이상 유병률은 12.7%, 65세 이상은 25.6%로 나이가 들수록 높게 나타났다. 특히 70세 이상 남성의 두 명 중 한 명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실제 병원에서 진단 받은 경우는 환자의 2.8%에 불과할 정도로 증상에 대해 잘 몰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병명이 길고 어려워서 진단받은 환자들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예전 어른들은 해소천식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전에는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원인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흡연이다. 이외에 실내외 대기오염과 직업적 분진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에 호흡기 증상의 발생과 폐기능 이상 소견을 더 자주 볼 수 있으며 담배 연기의 간접 흡연도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예전에 담배를 피웠지만 금연했으니 내 폐는 건강할 것이다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고 일생에 흡연한 기간이 10년이 넘으면 담배를 끊어도 나이가 들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길 수 있다. 집이나 직장에서 가족이나 동료가 피우는 담배연기에 장시간 노출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금연을 해야 한다. 임신 중의 흡연 역시 태아의 폐 성장과 발생에 영향을 미치며 만성폐쇄성폐질환의 발생 위험 인자로 작용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증상 

 기침, 가래와 서서히 진행하는 호흡곤란이 흔한 증상이고, 쌕쌕거림이 나타나기도 한다. 기침, 가래는 흔한 증상이어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 호흡곤란은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폐기능이 50% 이상 떨어질 때까지 환자들이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주로 연세 드신 분에게 호발하는 병이기 때문에, 호흡곤란을 나이가 들어 생긴 것이라 착각하고 질병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진단이 늦어지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천식과 혼동하는데 두 질환 모두 기도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호흡곤란과 기침을 주된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담배연기나 좋지 않은 공기에 장시간 노출되어 발생하므로 40세 이후에 발생하는 반면 천식은 알레르기와 관련이 있고 대체로 20세 전후에 잘 발생하고 모든 연령에서 가능하다. 증상의 경우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만성적이고 지속되는 반면 천식은 시간에 따라 다르고 변화한다. 그러나 증상만으로 두 질환을 구별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전문의 진료를 받아 정확히 진단받고 올바른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증상, 진찰, 방사선사진, 폐기능 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특히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들은 질병 초기부터 숨을 내쉴 때 기도가 좁아져 공기가 충분하게 빠져나오지 못하기 때문에 이것을 폐활량 측정을 통해 확인하여 진단한다. 진단된 후에도 폐기능 검사는 병의 경과를 알기 위해서 1년에 1번은 시행한다. 대부분의 폐질환이 흉부 X선 검사로 진단에 도움을 받기 때문에 건강 검진에서 가슴사진이 정상이었다고 해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없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아주 흔한 질환이지만, 질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심해진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흡연에 노출된 40세 이상의 성인이 기침, 가래가 지속되거나, 이전보다 숨이 차다면 반드시 폐기능 검사를 받아보고, 최대한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치료 및 관리

 흡입제를 매일 사용해 치료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좁아진 기관지를 확장시켜주는 기관지확장제이고, 스테로이드 흡입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약물 치료는 현재의 증상을 호전시키고, 폐기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급성악화를 막아 사망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중단하지 말고 잘 유지해야 한다. 금연은 진행 속도를 감소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후에도 꾸준히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단기간 치료 후 완치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야 하는 병임을 명심하고 치료 후 증상이 좋아졌다고 해도 흡입제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

 ■급성증상

 만성폐쇄성폐질환은 만성적 질환이기는 하지만 평상시보다 증상이 심해지는 ‘급성 악화’를 보이기도 한다. 급성악화의 경우 세균, 바이러스, 미세먼지, 공해 물질과 같은 악화 인자에 의해 기관지 염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해 기도가 좁아져 심한 호흡곤란을 나타낸다. 한번 발생하면 반복해서 일어날 확률이 높고 중증 급성환자의 경우 위험하고 중환자실 치료나 사망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즉시 병원을 방문해 빨리 치료해야한다. 급성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감기나 폐렴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폐렴구균 예방접종과 매해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환절기에 건강관리를 잘해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성악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흡입제를 잘 사용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흡입제를 규칙적으로 잘 사용하면 급성악화를 40~50% 줄일 수 있고, 급성악화가 생기더라도 경하게 나타날 수 있게 해준다.
 

 ■박성주 교수 “금연, 꽃가루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 자제”

 이미 손상된 폐를 정상으로 돌릴 수 없기 때문에 담배를 최대한 빨리 끊는 것이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정상인도 폐기능이 완만히 떨어지긴 하지만, 담배를 계속 피우면 급격하게 저하되어 호흡곤란을 느끼는 50%, 장애가 생기는 30% 까지도 떨어진다. 45세에 금연하면 폐기능이 저하되어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겨도 장애나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는 드물지만, 65세에 금연하면 장애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이밖에도 유해가스나 대기오염물질에 의해서도 발생하므로 미세먼지가 심할 경우, 환절기에 의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경우에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감기 등 기관지 감염이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감기에 걸렸을 경우에는 조기에 감기를 치료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휴식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적당한 운동과 영양분이 골고루 포함된 식이를 통해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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