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닮은 푸른 섬, ‘어청도’를 다녀와서!
한반도를 닮은 푸른 섬, ‘어청도’를 다녀와서!
  • 조봉업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 승인 2022.04.11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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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업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조봉업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군산항에서 북서쪽으로 72km를 가면 만날 수 있는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於靑島). 여의도 5분의 1 크기(총 1.8㎢)로 서해 끝에 있는 이 섬은 ‘물이 거울과 같이 맑다’하여 어청도라 불린다. 푸른 바다가 감싸 안은 섬의 일부 모양이 한반도의 모습을 그대로 빼닮아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기도 하다.

어청도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그러나 섬의 당집인 ‘치동묘’ 전설에 의하면 백제시대부터 사람이 산 것으로 짐작되는 유서 깊은 섬이다. 지금은 450여 명의 마을 주민들과 해군 202 방어전대 장병들이 거주하고 있다. 산둥반도와 불과 300km 남짓 떨어져 예로부터 중국에서 닭 우는소리가 들린다고 할 정도로 중국과 가까워 서해안 방어에 중요한 지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어청도’하면 역사나 지정학적 중요성보다 ‘하얀 등대’를 먼저 떠올린다. 1912년에 세워진 이 등대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등대로 꼽힌다. 등대 답사를 다니는 동호인들 사이에서 이 등대의 미학적 아름다움은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좁은 오솔길 같은 통로를 지나 섬 끝자락 거울처럼 맑은 바다를 배경으로 자리 잡은 등대의 모습은 고고하다. 특히 일몰 무렵 시시각각 변해가는 하늘빛과 하얀 등대가 만들어내는 조화가 일품이다. 낙조와 등대가 바다 위에 그려낸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어청도를 찾아간 보람이 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어청도 하얀등대는 2008년 근대문화유산 제378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어청도를 비롯해 군산에는 유인도 16개와 무인도 47개, 총 63개의 섬이 있다. 전라북도에 있는 102개의 섬 중에 절반이 넘는 섬이 군산에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중서부 지역을 통틀어서도 가장 많은 섬이 분포하고 있어 군산은 말 그대로 ‘섬의 고장’이라 할 만하다.

이러한 섬의 고장 군산에서 올해 ‘섬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우리 정부는 2019년부터 매년 8월 8일을 ‘섬의 날’로 지정하여 섬의 가치와 문화역사관광자원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고 있다. 올해 섬의 날 행사가 도내에서 열림으로써 군산을 비롯한 도내 섬들과 전북의 해양문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됐다.

우리 도는 ‘섬의 날’ 행사를 계기로 어청도와 위도 등 전북의 섬들을 제대로 알릴 수 있도록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부터는 도민뿐만 아니라 모든 승객이 반값 요금으로 어청도와 주요 섬을 오고 갈 수 있도록 했다. 또, 군산~어청도 간 항로에는 쾌속선을 투입해 3시간에 달하던 운항 시간을 2시간으로 줄이는 등 편의성을 보강했다.

관광자원도 정비한다. 어청도의 등대와 봉수대 등 관광자원을 체험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장기적으로 둘레길 정비와 LPG 연료 공급시설 구축 등 인프라도 확충할 계획이다. 특히 섬의 날 행사 주간에는 어청도 봉수대 시연행사 등 특별관광상품을 만들어 방문객을 유치할 예정이다.

날씨가 궂으면 입도조차 어려웠던 어청도. 이제 쾌속선 덕분에 큰 부담 없이 찾을 수 있는 여행지가 되었다. 배에서 내리는 순간 ‘멀고 가기 어려운 섬’이 아닌 ‘눈부시게 맑고 푸른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는다. 잔잔한 바다는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파랗다. 그 맑은 바다에서 노닐던 갈매기 수백 마리가 관광객을 반갑게 맞는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피는 봄이 왔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자연을 느끼기 좋은 계절이다. 어청도 행 배에 몸을 실어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활짝 펴고, 지천으로 널려 있는 어청도의 달래와 취나물의 진한 향기 속에 생기를 되찾길 바란다.

조봉업<전라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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