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덜룩한 피부 고민 ‘백반증’
얼룩덜룩한 피부 고민 ‘백반증’
  • 장수인 기자
  • 승인 2022.03.29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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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 되고 옷 차림이 가벼워지면서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병변 부위가 노출돼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않을까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특히 몸에 흰 반점이 생겨 얼룩덜룩한 피부 갖게 되는 백반증 환자의 경우 미용상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관계 장애 및 우울증 등 전반적인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전북대학교병원 피부과 남경화 교수의 도움말로 백반증의 원인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백반증이란? 

 피부는 사람 몸의 제일 바깥에 위치하며 인체로부터 외부의 물리적 및 화학적 손상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해준다. 피부의 중요한 구성원 중 하나인 멜라닌 세포는 멜라닌을 합성해 주변의 피부(각질)세포들에게 제공해줘 이들을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 세포의 활성도에 따라 사람의 피부색이 나타나는데, 백반증은 이러한 역할을 하는 멜라닌 세포의 파괴 및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다. 멜라닌 세포의 손상에 의해 해당 부위에 멜라닌 소체를 제공할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해 경계가 명확한 탈색 반이 형성된다. 전 세계 인구의 0.5~1% 정도에서 나타나며 남녀, 인종별로 뚜렷한 차이 없이 발생하고 있다. 주로 10~30세 사이에 발생해 미용상 문제뿐 아니라 사회관계 장애 및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전반적인 삶의 질에 악영향을 주는 질환이다.

 ■백반증 원인 

 백반증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30% 정도는 가족력으로 보고되고 있어 유전적인 요인이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정확한 유전자는 밝혀져 있지않고 다인자적인 요소들이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멜라닌 세포의 파괴 및 손상은 멜라닌 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CD8+ T림프구 세포에 의해 발생하게 되며 조직학적으로도 백반증 이환 부위에서 해당 림프구가 손상을 입은 멜라닌 세포 주변에서 발견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면역학적 손상 기전과 그 이유는 불명확하여 연구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백반증 환자의 약 20%에서 갑상샘염, 루푸스 질환, 제1형 당뇨 등의 자가면역 질환이 동반되며 가족들 또한 유병률이 높게 관찰되어 백반증 역시 자가면역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다.

 ■증상 

 백반증은 증상이 없이 경계가 명확하게 지어지는 탈색반으로 나타난다. 피부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때때로 피부뿐만 아니라 입안, 성기 등의 점막을 침범하지만, 주로 얼굴, 손, 발, 무릎, 팔꿈치 등 돌출 부위에 호발하게 된다. 백반증 환자에서 관찰되는 Koebner 현상이란, 피부가 외상 또는 화상 등에 의해 손상을 받는 부위에 탈색반이 발생하는 현상으로, 환자분의 질병 활성도가 높을수록 자주 나타나고 있다. 백반증이 두피와 눈썹 부위에 발생할 시 해당 부위에 털도 탈색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으로 탈색반이 발생하며 경계 부위를 따라서는 색소침착이 관찰되기도 한다. 몸의 침범 부위와 그 정도에 따라 전신형, 범발형, 점막형, 분절형 등으로 분류하게 되며 이에 따라 치료 방향도 결정하게 된다. 임상 소견만으로 진단이 가능하지만, 다른 저색소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우드등(Wood’s lamp)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전형적이지 않은 임상소견을 보일 시에는 조직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치료 

 백반증의 치료는 질환의 유병 기간과 범위, 활성도뿐만 아니라 환자의 과거력 및 가족력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국소 도포 치료와 광선요법을 기본으로 해 최근에는 수술적인 치료가 적절한 환자군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가. 국소치료제

 백반증의 치료 범위가 몸의 5% 이내라면 고려되는 치료다. 스테로이드와 칼시뉴린 억제제가 사용되며 광선요법과 병합 하여 치료 시 더 효과적으로 보고된다.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ClassⅠ제제가 사용되며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 피부 위축 및 혈관 확장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신중한 사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얼굴과 목, 어린아이 등 스테로이드 사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칼시뉴린 억제제가 추천된다. 5% 이상의 침범을 보이는 백반증에서는 광선치료에 더해 복합요법에 사용된다.
 

 나. 광선 및 레이저요법

 신체 범위의 5% 이상을 차지하는 백반증에서는 광선요법이 일차 치료법이다. 표적 광치료와 전신 광선요법으로 나뉘며 전신적 광선요법은 치료적 목적뿐만 아니라 빠르게 번지는 환자에서 예방적 목적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다양한 광선요법이 있지만, 최근에는 Narrow Band UVB(NBUVB)가 효과 및 안정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다. NBUVB는 광선 조사 부위에 멜라닌 세포의 분화와 활동을 유발함과 동시에, 면역억제 작용을 하여 얼굴 및 목 부위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다. 표적 광치료로 국소 NBUVB 기계를 이용할 수도 있지만, 최근에는 308-nm xenon chloride Excimer laser, 308 or 311-nm titanium;sapphire PALLAS laser를 이용한 표적 광치료가 많이 이용되고 있고 좋은 임상적 결과가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광선 및 레이저 치료의 경우, 치료 반응여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최소 주 2회 이상, 6개월 이상의 치료기간이 필요하고, 만족스러운 색소침착을 위해서는 그 이상의 치료기간을 요한다.
 

 다. 수술요법

 수술적 치료방법은 1~2년 동안 진행하지 않는 안정적인 백반증 환자분들에게 매우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치료방법으로 분절형 및 국소형 백반증 환자분들이 가장 적합한 대상이다. 백반증의 전통적인 수술적인 치료법은 천공이식술 (punch grafting), 흡입수포 이식술 (suction blister grafting), 세포 이식술 (cellular grafting)이 있습니다. 1.0 ~ 2.0mm 크기의 천공 이식술 (punch graft)은 시술은 쉬운 편이나 자갈밭모양(Cobblestone) 흉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흡입수포 이식술 (suction blister grafting)은 미용적으로 우수한 편이지만 시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술부위의 제한이 커서 효용성이 떨어지며, 세포 이식술 (cellular grafting)은 작은 양의 이식편으로 넓은 공여부위를 치료할 수 있으나 실험실적 장비를 갖추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미세 펀치이식술(micropunch grafting, Skin Seeding Technique)이 개발되어 수술 및 회복 시간의 단축과 함께 균일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표준 치료법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수술은 흡입수포표피이식술의 단점을 보완하여 최소절개 방식으로 시술해 출혈이 거의 없고 생착률이 높아, 회복과 동시에 멜라닌 색소가 증가하고 관절부와 굴곡진 면, 눈 주변부위의 시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기존의 천공기를 사용하는 피부이식술에 비해 천공크기가 더 작아서 흉터가 거의 없고 회복시간이 빠르다.

 ■남경화 교수 “백반증 예방,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습관 가져야”

 백반증에 대한 활발한 연구 성과로 CD8+ T림프구 및 IFN-r를 통한 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것에서 착안해 현재 IFN-r를 포함한 사이토카인을 줄이는 Janus kinase 억제제(JAK inhibitor)를 통한 치료 성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백반증에 대한 적응증을 받지 못하였습니다.

 미용적인 문제가 있는 부위를 특수화장품을 이용하여 가리는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국소치료, 광선 및 레이저치료, 수술적 치료를 통한 피부과적인 피부색의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과적인 상담과 지지치료 또한 중요한 치료로 고려됩니다.

 위니 할로우 (Winnie Halrow)라는 캐나다 출신의 모델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백반증을 매력으로 승화시켜 성공한 모델입니다. 지금은 매스컴에서 당당히 백반증을 드러내는 그녀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백반증 때문에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아 고등학교를 중퇴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백반증은 멜라닌세포가 파괴되어 피부에 흰색의 반점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전 세계 인구의 0.5~1%가 이환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상당한 유병율을 보이는 피부질환입니다. 백반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부의 저색소반 혹은 탈색소반을 주소로 방문하는 환자분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피부경화증, 백색비강진, 어루러기, 탈색모반, 이토멜라닌저하증 등의 색소탈실을 동반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들과 감별이 필요하므로 피부과전문의와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피부과전문의의 진료하에 백반증으로 진단받으신다면, 대개 국소연고제제나 광선 또는 레이저요법을 받게 되는데 유병기간, 범위, 질환의 활성도에 따라 치료에 대한 반응이 다양하여 여러 가지 인자를 고려하여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또한, 이미 국소연고제제나 광선 및 레이저요법을 충분한 기간 시행했고 질환이 더 진행하지 않는 안정기라면 병변의 범위를 고려하여 수술적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좋은 대안이 되겠습니다. 최근에는 미세천공이식술이 개발되어 부작용이 적고 관리가 편한 수술법으로 많이 시행되고 있으니 수술을 시행하는 병원에 내원하여 상담해 보시기를 권유 드립니다. 이러한 치료적 방법 외에도 백반증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성질인 쾨브너 현상으로 인한 병변의 진행이나 발생이 없도록 평소 피부마찰이나 외상을 줄이고, 일광노출시에 자외선차단제를 도포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겠습니다.

 

 장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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