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백년대계의 기반
군산, 백년대계의 기반
  • 신영대 국회의원
  • 승인 2022.03.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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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대 국회의원
신영대 국회의원

지난 22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게시된 입찰공고가 눈길을 끌었다. ‘전직대통령 지원차량 구매(리스) 계약’이다. 제네시스 G80 EV. 퇴임 후 4년간 제공되는 차량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전기차를 탄다. 퇴임한 대통령이 전기차를 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환경적 측면을 고려해 전기차를 희망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탄소중립을 선언한 대통령의 솔선수범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어느새 마지막을 향하고 있는지 새삼 섭섭하면서도 흐뭇함이 배어 나왔다.

군산을 지역구로 둔 필자에게 이번 소식은 더 특별하다. 군산은 이제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전기차 메카이다. 3년 전 필자가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며 군산경제의 근간인 자동차 산업을 부활시킬 묘안을 고민한 끝에 나온 결론도 친환경 전기차 클러스터 구축을 통한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었다. 탄소중립이나 친환경에너지 같은 이슈가 미처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인 데다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를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거둬지지 않았던 시기라 ‘전기차 클러스터 구축’이라는 공약이 생경하단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면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래선지 미래산업 대비 성적표를 보면 지금까진 군산의 압승이다. 군산은 ‘중견·중소 전기차관련 협업 기반 구축사업’과 ‘가변플랫폼 기반 상용차 운영시스템 개발사업’, 청년일자리를 연계한 ‘청년그린일자리사업’ 등을 유치하며 자동차 산업구조 체질 개선의 발판을 마련한 데 이어, 2020년 7월 강소특구 지정 도시에 이름을 올렸고, 2021년 2월 전기차 클러스터 일자리 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인 군산형일자리가 정부 상생형 일자리사업으로 선정되는 쾌거도 있었다.

친환경 전기차 클러스터 조성 역시 순항 중이다. 지난해 대창모터스의 다니고밴 1호차 출고식과 에디슨모터스 군산공장 준공 및 전기중형버스 생산 등 국내 전기차 생산 시장에 진입했다.

군산형일자리 대표 기업인 명신은 미국 패러데이퓨처사와 연간 8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생산하는 위탁생산 본계약을 체결하는가 하면 이집트 국영기업과도 연간 10만대 수준의 전기차 공급 및 기술지원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전기차 생산기지로 도약한다는 점에서 군산은 세계 전기차 시대를 선도하는 마스코트를 넘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까지 잘 달려왔으니 이젠 넘어지지 않아야 한다. 전기차 시장 경쟁이 급속도로 심화하고 있다. 미국?일본 등은 전기차 생산기지를 자국 내로 유치하기 위해 현지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강화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같이 소형 전기차 생산에 집중하는 국가들은 보조금 지급 가격 상한선을 설정해 자국의 완성차 판매를 촉진하는 정책을 펼치는 등 세계 각국이 전기차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전기차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책과 지원 등을 더 확대해 국내 생산 기반을 단단히 다져야 한다. 특히 거대한 자본이 뒷받침되는 미국,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내수가 취약하고 최근 글로벌 공급망 혼란으로 중견?중소기업은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미래 경쟁력을 결정 지을 중차대한 시기에 윤석열 당선인의 새 정부가 조직개편과 국정과제 수립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대대적으로 폐기하거나 주무부처를 개편하는 등 ‘문재인 정부 지우기’에 나설까 우려가 크다.

정부가 바뀌는 만큼 정책변화는 불가피하다. 그러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국가 산업전략이나 정책을 뜯어고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나 에너지는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세우는 일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자동차 산업은 우리나라 총수출액의 11%에 해당하는 국내 핵심산업이다. 정치적 이념을 떠나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전기차 시장의 중추가 될 수 있도록 전기차 보급과 인프라 확장뿐만 아니라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친환경 전기차 클러스터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신영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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