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채색화 작업을 하는 김경희 작가의 화폭에는 유독 즐거움, 웃음, 기쁨, 편안함, 포근함 같은 길상의 것들이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전시의 주제도 ‘회복과 위안’이다. 28일까지 청목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에서 그는 전통 한국채색화의 기반 위에 현대적 기법과 동시대성을 반영해 작가적 직관과 감성을 가감없이 드러내보이며 노닌 그 시간을 공개한다.
김 작가는 희고 붉은 동백을 형상화한 작품 ‘황홀한 고백’ 시리즈로 전시의 문을 열고, 봄의 환하고 화사한 분위기를 담은 ‘붉은 그리움’, 해바라기를 담은 ‘영원한 사랑’ 시리즈, ‘화해’ 시리즈, ‘감자꽃 춤’ 등 총 30여 점의 한국채색화를 걸었다.
이들 꽃 이미지는 일견 우리 기억 속에 있는 그 꽃이지만 다음 순간엔 다른 형상과 다른 색채를 드러낸다. 유한한 현실 속의 꽃을 통해 무한한 시공간의 세계를 만나게 하는 마법의 꽃들인 것. 그건 아마도 작가의 기억, 감각 등의 상태로 내면에 있었거나 내면보다 더 근원인 세계에 있던 형태와 색채일지도 모른다. 김 작가 역시 현실에 존재하는 대상을 똑같이 재현하거나 묘사하지 않기에…….
김 작가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 속에서 체득된 정서와 감각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색과 형상으로 화면을 채우는 즐거움은 비할 데 없이 크다”며 “관람객들이 내 작품에서 활력을 얻으며, 지루하고 힘겨운 상황을 극복하는 데 위안이 되고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국립군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조형예술디자인과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부문 특선·입선 다수, 대한민국 현대미술대전 한국화 대상, 광주광역시미술대전 한국화 특별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전북미술협회, 전북여성미술인협회, 한류미술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