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스 오미크론과 코로나 팬데믹의 전망
스텔스 오미크론과 코로나 팬데믹의 전망
  • 김형준 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2.03.22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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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김형준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br>
김형준 김형준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코로나 팬데믹 상황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오미크론의 하위 변이인 ‘BA.2’,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의 국내 검출 비중이 빠르게 커지면서 유행의 정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걱정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의 세부 유형은 BA.1, BA.1.1, BA.2, BA.3 등 4개로 나뉘는데, 스텔스 오미크론은 이중 BA.2를 말한다. 흔히 오미크론으로 부르는 BA.1보다 전파력이 30%~50% 높으나 중증도나 입원율에는 차이가 없다고 알려졌다. 다만 외국에서는 BA.2는 발견 초기에 기존 PCR 검사로 진단되지 않아서 ‘스텔스 오미크론’이라는 별명이 붙었으나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진단키트는 처음부터 이 유형 바이러스도 찾아낼 수 있게 설계가 되어 있어 진단 및 판별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일찍이 오미크론 대유행이 정점을 찍고 내려온 유럽 등 일부 국가에서는 최근 스텔스 오미크론이 빠르게 번지면서 확진자가 증가세로 전환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지난주 정점을 지났거나 혹은 이번 주 중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돼 온 상황에서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진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방역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오미크론 변이 중 BA.2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PCR이 아닌) 신속 항원 검사로 확진을 인정하게 되면서 (스텔스 오미크론의 진단을 놓치게 되어) 유행 정점까지 기간이 지연되고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국외 감염사례의 대부분이 오미크론 변이로 확인됐고, 세부 계통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에서 전파력이 더 높은 BA·2의 검출률이 국내 사례에서는 41.4%, 해외 유입사례에서는 56.9%로 증가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3월 3주 차 국내 주요 변이바이러스 중 오미크론의 검출률이 99.99%로 사실상 100%에 달하고 있어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델타 변이는 거의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오미크론의 하위계통인 BA·2의 검출률은 최근 4주 새 10.3%→22.9%→26.3%→41.4%로 빠르게 상승하는 추세다. 해외 유입사례 중 BA. 2 검출률도 같은 기간 18.4%→47.3%→45.7%→56.9%로 벌써 절반을 훌쩍 넘긴 상황이다. 한차례 오미크론이 휩쓸고 간 해외 주요국에서는 최근 BA. 2 확산과 함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전반적인 방역 완화 조치가 시행 중인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 대다수 국가에서 BA.2 변이 비중이 커지면서 환자 발생이 증가세로 전환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을 지나도 다시 스텔스 오미크론의 대유행이 오는 것이 아닌지, 그래서 다시 방역 조치가 강화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BA·2의 특성상) 전파를 시킬 수 있는 기간이 0.5일 정도로 더 짧아 전파력이 더 높아질 수 있어서 유행 규모와 정점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오미크론 유행이 지난 다음 BA.2가 재유행하는 양상을 보이는 해외 사례와 달리 국내에서는 오미크론 유행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BA.2로 점유율이 변경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하면서 우리나라는 현재 오미크론 유행과 스텔스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이 동시에 이루어져 조금 정점이 늦어지기는 해도 결국 이번 대유행 이후 안정기가 찾아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편 다행인 것은 오미크론과 마찬가지로 스텔스 오미크론 역시 치명률이나 중증화율이 높지 않고 폐렴 같은 중증 하부 호흡기감염을 거의 일으키지 않으며 인후통 같은 상기도 감염을 주로 일으킨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염력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30~50% 강하고 무증상환자의 비율이 높아 확산의 폭이 매우 높을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문제로 긴장을 낮추기에는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 환자의 발생을 분석해보면 노인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 같은 면역력이 취약한 계층에서 집단 발병하는 경우가 매우 높다. 아무리 오미크론 변이가 사명률과 중증화율이 낮다고 해도 이런 집단에서는 매우 위험한 질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말 끈질긴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이 그래도 최종단계에 들어선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코로나바이러스도 변이를 거듭해 결국 인간과 공존의 길을 향해 가고 있고 인간도 방역과 백신 등을 통해 면역체계가 점점 바이러스에 대응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곧 이 모든 것들이 종식될 그 날을 생각하며 끝까지 마스크 쓰기와 손을 씻기 등 기본 방역 위생을 잘 지켜 모두가 건강한 삶을 회복하길 기대해 본다.

김형준<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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