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첫 순교자 유해 나온 완주 초남이성지 학술 목적 발굴조사 착수
천주교 첫 순교자 유해 나온 완주 초남이성지 학술 목적 발굴조사 착수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2.03.1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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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첫 순교자 유해 나온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천주교 전주교구 제공)
천주교 첫 순교자 유해 나온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천주교 전주교구 제공)

 지난해 성역화 작업 중에 한국 천주교 첫 순교자인 윤지충과 권상연 유해가 발견된 전북 완주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에서 처음으로 학술 목적의 발굴조사가 이뤄진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소장 유재은)는 16일 오후 2시 완주 바우배기(초남이성지) 한국 최초 천주교 순교자 유골 발견지 현장에서 발굴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

 이번 발굴조사는 초남이성지에 대한 중장기 학술조사의 하나다. 지난해 확인된 한국 최초 순교자 윤지충 등의 유골 발견지역에 대한 추가 확장조사로, 바우배기 일원에 대한 추가 매장자 확인과 순교자들의 최초 매장지 추적을 위한 토양 표본 확보가 목적이다.

한국 천주교 첫 순교복자 윤지충의 백자사발 지석
한국 천주교 첫 순교복자 윤지충의 백자사발 지석

 바우배기는 지난해 9월 한국 최초 순교자인 윤지충의 유골과 유품이 확인돼 주목받았다. 해당 유골은 천주교 전주교구가 해부학적 감식과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등 과학적 방법을 동원해 피장자의 외상 소견, 나이, 성별 등을 추정, 윤지충, 윤지헌, 권상연 순교자로 특정했다.

 발견된 유골과 유품은 조선 후기 혼란한 정치·사회적 상황에서 서학으로 주목받던 천주교가 전파되는 과정에 발생한 박해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로서 중요한 사료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초남이성지는 순교자가 묻혀있었던 것으로 추정된 바우배기 일대를 포함해 순교자 유항검 생가터 등 조선최초의 박해인 신해박해와 1801년(순조 1년)에 발생한 신유박해와 관련한 유적이 다수 존재해 이전부터 조사·정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번 조사는 이러한 의견들을 반영해 처음 시행되는 학술발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초남이성지를 포함한 전북지역의 주요 종교유적에 대한 현황조사도 시행할 예정으로, 향후 관련 연구들이 확대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또한 바우배기 순교자 매장지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순교자 유항검(柳恒儉·1756~1801)의 생가에 대한 중장기 발굴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유항검 생가는 현재 기록에 남아있는 파가저택 사례 중에 위치를 알 수 있는 드문 사례다. 파가저택은 조선 시대 죄인의 집을 헐어버리고 그 집터에 웅덩이를 파 연못을 만들던 형벌을 말한다.

 더불어 조선 후기 지방 반가 저택 건축의 실상을 파악함과 동시에 당시의 정치사회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초남이성지 발굴조사를 시작으로 앞으로 조선 후기 역사 연구와 관련된 중장기 학술조사연구에도 집중할 것이며, 보존관리, 활용에 대한 유기적인 협업을 위해 천주교 전주교구, 완주군과 꾸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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