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선거가 석패로 마무리됐다. 지난 9일 치른 선거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이재명 후보는 마지막까지 초박빙의 접전을 벌였다. 득표율 0.73%, 약 24만 7천여 표 차이로 희비가 엇갈렸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역대 1·2위 후보 간 최소 득표율 격차 기록이다.
전북 지역 투표율은 80.6%로 광주(81.5%), 전남(81.1%)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지난 대선 때의 투표율(79%)을 뛰어넘는 수치다. 전북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 또한 82.98%로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나 결과는 도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지지해주신 전북도민들과 국민께 머리 숙여 감사와 함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대선의 석패가 못내 아쉽지만, 호남인 모두가 한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는다. 그럼에도 변함없는 사실은 민주당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선거 패배에는 우리 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어쩌면 우리 민주당은 ‘잘하라’는 국민들의 명령을 듣지 못한 채 오만과 독선, 구태에 빠졌는지도 모르겠다. 4·7 재보궐선거 참패에도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과 정부여당 인사들의 ‘내로남불’, 부동산 실책의 무능, ‘자만의 덫’에 빠진 오만과 독선에 대한 민심의 무서운 회초리다.
민주당은 뼈를 깎는 심정으로 반성과 쇄신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필자 또한 당의 일원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180석을 만들어준 국민들의 뜻을 이어가지 못했고, 민심을 제대로 읽고 헤아리지 못했음을 통감한다.
우리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국민을 위한 민주당으로 거듭나고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 한다. 경제활성화와 사회통합이라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앞으로 전개될 여소야대 정국에서 때때로 정부여당과 협력하며 정치개혁을 모색하는 새로운 야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코로나19 극복과 경제회복을 위해서도 민주당과 협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전북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가 기다리고 있다. 과거 국가 주도 경제발전과 산업화 속에서 오랜기간 전북은 소외됐다. 그 결과 전북은 취업 여건, 인력 기반, 소득 수준, SOC 및 재정력, 산업발전을 종합해 평가하는 경제력 지수(2019년 한국은행 조사 기준)에서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야당이 되는 상황에서 전북 정치권은 전북 발전을 위해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북이 재생에너지의 중심지로 성장해 수소산업의 메카가 되는 꿈, 서해안 고속철도 건설과 전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등의 공약을 제대로 실천해야 한다. 전북의 산업적 기반을 새롭게 조성하고 지역경제를 부활시키기 위해서는 앞으로 전북정치권 모두가 하나로 뭉쳐 다음 정부에 목소리를 제대로 내야 한다.
전북의 지자체들이 차기 정부에서 전북의 현안 발전과제들을 제대로 진행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곧 있을 6월 지방선거가 매우 중요하다.
“여전히 우리 국민을 믿습니다. 우리 국민은 위대했습니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도 높은 투표율로 민주의식을 보여줬습니다. 여러분이 있는 한 대한민국은 계속 전진할 것입니다. 하루빨리 코로나 위기 극복하고 일상회복 하길 소망합니다.”
이재명 후보의 마지막 기자회견문에 유념하면서 전북의 전진과 재도약을 위해 필자와 민주당 의원들 모두가 함께 노력할 것이다. 도민 여러분과 함께 더 나은 우리의 삶과 자식들의 미래, 전북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계속 전진해 나가겠다.
16,147,738명의 지지를 잊지 않겠다. 16,394,815명의 비판도 새겨듣겠다.
윤준병<국회의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