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전환의 시대를 이끌 대통령을 뽑자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전환의 시대를 이끌 대통령을 뽑자
  •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
  • 승인 2022.03.07 15: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

봄을 시샘하는 바람이 세차게 불던 날, 그 바람을 타고 오랜 가뭄 끝 거센 산불이 백두대간을 휩쓸던 날, 멀리 우크라이나 원전에 포탄이 떨어지는 그 날, 전국 곳곳에서 사전투표소로 향하는 긴 줄이 이어졌다.

이틀간 유권자 1,632만 명이(36.93%) 사전투표를 했다. 역대 최고다. 전북은 유권자의 48.63%가 투표를 마쳤다. 뭐가 그렇게 간절했을까, 무엇을 지키고자, 무엇을 소망하며 투표장으로 나섰을까. 단일화 역풍과 표의 결집, 세력 대결만으로 설명이 부족하다. 일부는 굳어진 진영 논리에 따른‘묻지 마 지지’라면서 정치적 퇴행을 우려했다. 하지만 내게는 촛불 광장의 시민으로서 내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어갈 리더를 내 손으로 선택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청년 세대가 정치 무관심과 냉소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정치적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진보정당을 지지해 온 20대 청년들의 정치적 보수화를 걱정하기는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이 누구인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시작한 세대가 아닌가. 과도한 경쟁과 구조적인 불평등의 그늘 속에서도 내 손으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겠다는 청년들의 판단을 존중하고 믿는다.

이번 대선은 인류를 기후위기로부터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에 치러진다. 청년들은 다른 세대보다 환경과 생명 감수성이 높다. 자신들의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청년들의 판단은 기후위기와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정책을 지속할 수 있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다.

환경운동가로서 청년들이 선택의 기준으로 판단해 줬으면 하는 분야가 있다. 첫 번째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과 공약이다. ‘녹조라테’로 회자하는 4대강 사업은 토건족과 개발 정치세력이 연합해 주도한 시대착오적인 사업이었다.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은 실패한 국책사업이었다.

국민의힘 윤석렬 후보는 간독성, 생식독성이 있는 녹조를 키우는 4대강 보를 지키겠다고 선언했다.‘고인 물은 썩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녹조가 핀 강물로 지은 쌀과 배추, 무 등에서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소가 나왔고, 4대강 보를 지키겠다는 게 안전한 나라 만들기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두 번째는 기후위기와 에너지전환, 그리고 탈핵이다. 이 셋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현재 구글, 애플 등 전 세계적인 기업들은 모든 생산에 100% 재생에너지를 활용하겠다는‘RE100’을 선언했다. 유럽 등 선진국은 화석연료 사용 제품에 대해서는 탄소 국경세를 부과한다. 따라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이들 기업과 협업할 수 없고 수출 경쟁력도 크게 약화할 것이다.

환경단체의 질의에 윤석열 후보는 신한울 3~4호기와 SMR(소형원자로) 등 신규원전 건설과 노후원전 수명연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재생에너지 목표 상향과 에너지전환을 위한 지역에너지공사 설치에는 부정적이었다. 탈원전에 브레이크를 밟겠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우리 지역에도 직접적인 위협이다. 고창과 인접한 전남 영광 한빛원전 1, 2호기의 계획수명은 40년이다. 2025년과 2026년이면 수명이 다한다. 그런데, 다시 10년 이상을 연장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낡고 고장이 잦은 원전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사회적 갈등은 더 깊어질 것이다. 새만금 재생에너지클러스터의 미래도 어두울 것이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선임활동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