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감, 깜깜이 선거 절대 안 돼
전북교육감, 깜깜이 선거 절대 안 돼
  • 천호성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
  • 승인 2022.02.22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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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감 선거가 백 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교육감은 지역의 교육을 책임지고 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이다. 그래서 유권자들은 교육감 후보자들의 인물과 정책을 꼼꼼히 살펴 누가 우리 지역의 교육을 이끌어갈 리더인지를 잘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감 선거가 지방자치 선거와 함께 치러지다 보니 도지사나 시장, 군수를 뽑는 거보다 관심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유권자는 보통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이나 그 정당이 공천한 후보자에게 한 표를 행사하기 마련이지만, 교육감 선거는 공천을 받지 않아 정당과 아무 관계가 없다. 그러다 보니 교육감을 주민들이 직접 선출한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도 가지고 있다. 교육감 선거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거나 ‘모르겠다’는 부동층이 특히 많은 이유이다. 안타깝게도 지금의 교육감 선거는 후보의 자질과 관계없이 인지도에서 조금이라도 앞선 후보가 유리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선거에 묻혀 깜깜이 선거를 벗어나기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수록 교육감 후보들은 도민 앞에 당당히 나서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알려야 할 것이다. 자신이 왜 교육감에 출마하고자 하는지, 살아온 이력이 교육감 후보로서 적합한지,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이나 도덕성의 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교육에 대한 비전은 무엇이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정책 목표는 무엇인지 등을 밝힘으로써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공직 출마자에 대한 유권자의 알 권리를 존중하는 행동이다. 그러므로 출마선언은 공직 출마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교육의 미래 수장으로서 도민의 선택을 받겠다는 사람이 출마선언이나 정책발표도 없이 후보등록을 한다면 그건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위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장기적 비전 제시도 없이 간헐적으로 던지는 단편적인 정책공약들만으로는 유권자들이 후보자의 면면을 판단하기에 매우 부족하다.

특히 이번에는 바뀐 선거법에 따라 고등학생들도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교육감을 뽑을 수 있게 되었다. 학생들은 교육감이 자신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존재이기 때문에 도지사나 시장, 군수를 뽑는 거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민주시민교육의 장이며 생생한 정치교육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후보들은 자신이 전북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밝히고 토론해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후보가 도민을 직접 만나는 게 매우 힘들고, 그러다 보니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자질과 정책에 대해 쉽게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교육감 후보들 간 상호토론을 활성화하여 유권자의 알 권리를 확보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교육감선거에서는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정책과 인물을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 후보들 모두 참여하는 방송토론을 통해 교육에 대한 비전과 정책을 보여주고 유권자에게 검증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상호토론의 기회가 많으면 많을수록 유권자들의 판단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게 깜깜이 선거를 없애고 전북의 미래를 위하는 길이다. 학생과 학부모, 도민들이 교육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가 이루어질 때 우리 교육은 한 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교육감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되어서는 안된다. 언론과 모든 교육감 후보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

천호성<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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