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대유행, 과연 코로나19 팬데믹의 최종단계인가?
오미크론 대유행, 과연 코로나19 팬데믹의 최종단계인가?
  • 김형준 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2.02.17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형준 김형준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br>
김형준 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2년을 넘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델타 변이에 이은 오미크론 변이가 대유행하면서 국내 확진자가 수가 하루 십만 명을 향해 가고 있고 전북에서도 하루 확진자가 2,500명을 넘어서고 있다. 대규모 환자 발생으로 기존의 방역과 치료 시스템으로는 대응할 수 없어 진단 방법도 기존의 PCR 검사에서 신속 항원 검사로 바꾸고 철저히 격리 치료를 하던 방식에서 재택 치료와 동네 병·의원을 치료의 중심에 배치하는 등 치료 시스템도 크게 바뀌고 있다. 또한 백신 패스와 영업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방식의 방역 시스템 역시도 조만간 과감히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사망자 수도 늘고 있어 아직은 방심할 때는 아니지만 많은 전문가는 오미크론을 델타와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로 변이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전파를 막기보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방역의 무게추가 옮겨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얼마 전 출시되어 코로나19를 끝낼 ‘게임 체인저’로 기대를 모은 먹는 치료제보다 오미크론 변이 그 자체가 진정한 ‘게임 체인저’일 수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오미크론 대유행이 코로나19 팬데믹의 최종단계일 수 있다는 희망 섞은 전망의 근거는 과연 무엇일까?

우선, 가장 먼저 오미크론이 보고된 남아공을 비롯하여 유럽, 미국 등의 전파양상을 분석해보면 높은 전파력으로 환자가 폭증하며 빠르게 정점을 찍은 이후 급격히 환자가 수가 주는 양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바이러스 감염 환자 수가 가파르게 올라가면 가파르게 내려온다.’ 이것을 ‘파르 법칙’이라고 하는데 미국 보스턴대는 오미크론이 우세 종이 된 이후에 올라가는데 45일, 내려오는 데도 45일 정도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최근 7일 기준 하루 평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평균 14만 명으로, 델타 변이 확산 시기 정점(16만4,418명) 아래로 떨어졌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한 달 전 하루 80만 명 이상이던 최고치의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두 번째 근거로는 최근 국내외에서 오미크론 환자를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이 델타 등 기존 바이러스와 달리 중증화율이 현저하게 낮다는 일관된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는 점이다. 보건당국은 한국 임상자료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캐나다, 영국 등 국외 사례와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는데 남아공에서 델타 감염자 3만3,400명과 오미크론 감염자 13만3,500명을 조사한 결과 입원 필요 환자가 델타는 14%, 오미크론 5%였다. 입원 기간도 델타 8일, 오미크론은 4일로 짧았다. 확진자 대비 사망자도 4분의 1 정도로 오미크론이 낮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중보건국 조사를 보면, 델타 변이는 사망률이 0.12%인 데 비해 오미크론은 0.03%였다. 또 중환자실에 입원한 경우도 델타는 0.42%, 오미크론은 0.06%로 낮았다. 영국 역시 런던 임페리얼 대학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 오미크론 입원율이 델타에 견주어 약 2분의 1에서 3분의 1 정도로 낮았다. 동물실험에서도(미국 NIH 연구 컨소시엄, 영국 리버풀대) 델타 변이는 폐렴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 오미크론의 감염 후 무증상의 비율 역시도 45~48%로 매우 높은 편이다. 세 번째 근거는 오미크론 환자와 동물실험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델타 변이 등 이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상기도(코, 입, 목)뿐만 아니라 하기도, 즉 폐와 폐포에서 흔히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당연히 하기도 감염(기도의 하부. 폐렴, 기관지염 등)을 주로 일으키는 데 반해 오미크론은 대부분 상기도(코, 입, 목)에서만 존재하고 폐에서는 거의 활동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델타 바이러스까지는 세포에 침입하는 방법이 (세포막과 바이러스 막이 엉겨 붙는) 융합이었다. 그런데 오미크론은 (세포막을 직접 밀고 들어가는) 포식 방법으로 세포에 침입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폐에서 감염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한다. 이런 근본적인 차이 때문에 오미크론은 주로 상기도(기도의 상부)에 감염을 일으키고, 하기도(기도의 하부. 폐렴, 기관지염 등) 감염은 잘 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 임상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다시 말해 일반 감기바이러스와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변이를 거듭해 계절성 감기바이러스로 토착화하여 인간과 공존하는 길을 선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런 근거로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오미크론이 이번 팬데믹에서 넘어야 할 마지막 고비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다음 변이가 오미크론보다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될 확률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방심은 금물이지만 정말 지긋지긋한 지금의 팬데믹 상황이 많은 전문가의 기대처럼 제발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김형준<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