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편히 농사지을 수 있는 권리
맘편히 농사지을 수 있는 권리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2.01.2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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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의원
이원택 의원

‘국가는 농업 및 어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하여 농·어촌 종합개발과 그 지원 등 필요한 계획을 수립·시행하여야 한다’, ‘국가는 농수산물의 수급 균형과 유통구조의 개선에 노력하여 가격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한다’. 우리 헌법 제123조다.

이미 우리 헌법은 농어업의 공익적 가치를 인정하고 농어업·농어촌에 지원과 이를 통한 농어민의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 농어업·농어촌·농어민은 그에 걸맞는 대우를 받지 못했다. 건강한 먹거리와 식량안보의 기반이며,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탄소흡수원이고 재생에너지의 보고이자 국가균형발전을 이끌어갈 공간인데도 말이다.

지난해 8∼9월 벼 출수기, 전북지역에는 잦은 강우, 저온 현상, 일조 부족 등 기상요인으로 막대한 벼 병충해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면적은 43,193ha, 피해농가도 3만여 농가에 달했다. 농업재해대책법 시행령에 따르면 농업재해로 인정되는 병해충은 가뭄, 홍수, 호우, 해일, 태풍, 강풍, 이상저온 등을 직접 원인으로 발생하는 병해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필자는 지난해 9월 전북 김제와 부안지역의 벼 병해충 피해 현장을 직접 방문, 피해 상황을 파악해 청와대와 농식품부 등에 즉각적인 현장 조사를 요청하고 실태조사를 벌이도록 했다. 농식품부 국정감사에서도 전북지역 벼 병충해 피해는 잦은 강우와 야간 저온 등으로 인한 농업재해라는 점을 집중 강조하였고, 10월 30일에는 민주당 송영길 당대표, 송하진 전북지사 등과 함께 벼 병충해 피해 현장을 다시 한번 방문하고, 전북 벼 병충해 피해에 대해 민주당 차원에서 농업재해로의 인정을 촉구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10일, 농촌진흥청은 전북지역 벼 병해충의 결정적 원인은 벼 출수기 잦은 강우, 저온 현상, 일조 부족 등 기상요인 때문이라는 정밀 분석 결과를 내놓았고, 지난주 전북지역에는 벼 병충해 피해가 농업재해로 사상 처음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이번 결정으로 피해율에 상관없이 이삭도열병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전북지역 43,193ha중 93.6%에 이르는 40,425ha가 331억원의 국고 지원을 받게 됐으며, 나머지 피해면적 2,768ha에 대해서도 전북도 및 지자체에서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재해대책경영자금 275억원의 융자금도 배정되었다.

전북지역 벼 병충해 피해에 대한 이번 재해 인정 사례에서 보듯 우리 농민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맘편히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농어업·농어촌이 국가생명의 원천이자 국가 존립의 근본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 25일, 다가오는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후보가 농정공약을 발표했다. 농업을 나라의 근간이 되는 전략적 식량안보 산업으로 확실히 육성하고 농업인의 기본권을 철저히 보장하여 농업인의 위상과 농업의 가치를 재정립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내 1인당 연 100만원의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과 농림수산식품분야 예산을 총 국가 예산의 5%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국민의 먹거리 기본권 보장, 식량안보직불제의 도입 등을 통한 밀, 콩, 김치 등의 자급률 확대, 지속 가능한 축산업 발전을 위한 축산과 사료산업의 위상 강화, 친환경 유기농업과 자원순환농업 활성화를 통한 그린탄소농업으로의 전환, 농업인이 일손, 가격, 재해 걱정없이 맘편히 농사지을 수 있도록 농어촌 일손 부족 문제와 생산비 보장을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고, 농업재해보험도 대상 품목 및 보상범위, 보상률을 확대하고 농업재해 대책의 복구비 지원 단가도 높이겠다 약속했다.

농어촌 소멸 위기와 지역간 불균형의 심화, 그리고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우리 농어업·농어촌·농어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농어민들이 맘편히 농사지을 수 있는 권리를 찾아주는 일이며, 그 속에서 농업, 농촌의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국민과 농업인을 위한 농업·농촌의 대전환을 기대해 본다.

이원택<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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