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더욱 융성하고 번영하기를
새해에는 더욱 융성하고 번영하기를
  • 안도 문학평론가
  • 승인 2022.01.0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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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문학평론가
안도 문학평론가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았다. 임인년의 상징 동물은 용맹함, 날렵함을 지닌 호랑이다. 호랑이는 한 민족 정체성에 큰 영향을 준 동물로 한국 사람 가운데 호랑이와 인연을 맺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에…’로 시작되는 옛날이야기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이 바로 호랑이다. 어릴 적부터 ‘호랑이 세례’를 받고 자란 우리는 호이를 우리 민족의 상징 동물로 꼽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개국이래 처음 개최된 서울올림픽 마스코트도 호랑이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지금은 호랑이가 이 땅에서 사라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호랑이는 선사 시대부터 우리 민족의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으며 살아왔다. 일찍이 육당 최남선은 “호랑이는 조선 상징의 동물로서 조선인의 생활에 끼친 영향이 크며 그 중 신화, 전설, ,동화를 통하여 전해지는 호랑이 이야기들은 설화 세계에서 최고다.”고 하며 호랑이를 조선의 첫째가는 신성한 동물로 지목했다.

10여년 전 국립민속박물관에서 ‘호랑이의 생태와 관련 민속’을 주제로 학술 발표회를 열어 호랑이라는 동물이 우리 민족의 정체성 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가를 새삼 확인했다. 여기서 <호랑이의 생태와 종류>를 발표한 오창영 문화재위원은 “이 땅의 정기가 그대로 뭉쳐 있는 우리 호랑이는 다른 지역의 어느 호랑이보다 늠름하고 아름답다. 이 때문에 우리 호랑이에 대한 선망이 중국, 일본 등 주변 국가에서 보다 훨씬 우월하다.”고 했다.

설화, 속담에서는 우둔하고 어리석게 표현하고 있지만 호환(虎患)을 막는다며 ‘진귀한 보물’을 노략하기 위해 벌인 일제의 토벌에 호랑이의 씨가 말라버렸지만, 호랑이는 지금도 늠름하게 우리 역사 속에 살아 있다. 그리고 어느 동물보다 신성한 대접을 받으며 설화, 속담, 수수께끼 등으로 생활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오세길 연구원이 발표한 <구비문학에 나타난 호랑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 동물속담 중 호랑이와 관련된 것이 전체의 10.8%라고 했다. 이는 인간과 함께 살아오다시피 한 높은 수치다. 호랑이는 이처럼 우리 민족에게 용맹함과 날렵함을 지닌 신성한 동물인 동시에, ‘산신령’, ‘산왕’ 등으로 불리며 영적인 동물로 숭배되기도 했으며 단군 신화를 비롯한 대부분의 건국 설화에도 등장한다.

특히 효(孝)가 국가의 절대 이념으로 자리잡은 이후, 호랑이는 효의 수호신이자 후원자로 등장해 효성이 지극한 사람을 보살폈다. 오세길 연구원은 “효(孝) 설화들은 효도하면 공포의 대상인 호랑이마저도 굴복시킬 수 있다는 효의 절대적 가치를 강조하기 위해 호랑이를 등장시켰다”고 말했다.

속담에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돈이라면 호랑이 눈썹도 빼온다’는 속담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이 밝았다. 이 땅의 호랑이는 지금도 죽지 않았다. 호랑이와 더불어 살아온 우리 민족의 감성 속에 용맹스럽고 날렵한 호랑이의 기상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호랑이해를 맞이하여 모든 국민이 대동단결해야 한다. 시민사회가 지속적으로 결집 되어야 활력소가 될 것이다.

2022년 임인년에는 민주주의와 민족통일을 염원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며 호랑이의 기상이 온 누리에 뻗쳐 우리 민족이 융성하고 번영하기를 기원한다.

안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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