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의 ‘공정과 상식’은 우리와 다른가
윤석열 후보의 ‘공정과 상식’은 우리와 다른가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1.12.22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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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국회의원
이원택 국회의원

2000년 개봉한 영화 ‘리플리’는 소설 ‘재능있는 리플리 씨’를 재해석한 영화로 톱배우 맷 데이먼이 주연하며 화제가 되었다.

영화 속 리플리(맷 데이먼)는 낮에는 호텔 종업원으로, 밤에는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는 가난한 청년이다. 어느 날 우연히 아들의 동창생으로 착각한 재벌의 눈에 띄어 상류층 친구인 디키를 알게 된다. 상류층의 삶을 동경해 오던 리플리는 디키를 죽이고 죽은 친구의 신분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리플리는 자신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을 만들어 낸다.

1955년 소설 ‘재능있는 리플리 씨’가 21세기 대한민국 대선에 ‘리플리 증후군’이라는 이름으로 소환되었다. ‘리플리 증후군’이란 스스로 지어낸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는 심리적 장애를 뜻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각종 이력 허위기재 논란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서 “개인적 생각이지만 혹시 ‘리플리 증후군’ 아닌가 할 정도다”라고 말해 주목받게 되었다.

김건희 씨는 2007년 수원여대 겸임교원으로 채용되는데, 이때 제출한 서류가 허위 과장되었다는 의혹이 언론에서 제기되었다. 김 씨가 (사)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근무했다고 제출한 재직증명서는 근무기간이 협회가 설립되기도 전이었던 데다, 기획이사라는 직책은 아예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당시 협회 관계자들은 김건희 씨를 모른다고 언론에 보도되었다. 또한 영락여고 미술교사 근무 이력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며, 수상 이력으로 기재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대상(2004) 수상자 명단에 김건희 씨의 이름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뿐 아니라 서일대 시간강사 채용에 제출한 경력 중 대도초등학교와 광남중학교 근무 이력, 그리고 안양대 겸임교원 모집에 낸 영락고 미술교사 근무이력과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도 사실과 다르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실 자료에 의하면 2001년부터 2014년까지 각 대학에 제출한 이력 중 무려 12건이 실제 경력과 다른 허위 경력으로 의심된다.

여기에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씨는 불법요양병원 설립 요양급여 편취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되었고, 검찰은 잔고증명서 위조로 징역 1년을 구형하였으며, 양주 추모공원 사업권 편취 의혹, 양평 공음지구 개발부담금 및 인허가 특혜의혹 등이 제기되고 있다.

영화와 소설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일들이 ‘공정과 상식’을 강조하며 대선에 출마한 윤석열 후보의 가족에게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소위 본부장(본인, 부인, 장모)으로 불리는 가족들의 의혹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타인의 허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법의 잣대를 들이댄다. 윤석열 후보의 ‘공정과 상식’은 대상과 계층을 차별하는 선택적 ‘공정과 상식’이 아니기를 빈다.

아울러, 국민의힘에서는 대통령을 뽑는 선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선거가 아니라고 하지만, 영부인은 청와대 부속실이라는 공식 직제를 통해서 인원과 국가 예산이 투입되며, 각국 정상간 외교에 대통령과 동행하여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러한 이유로 대통령 후보 부인에 대한 도덕성 검증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취재기자를 피해 경호원의 손에 목덜미가 눌린 채 황급히 자리를 피하는 기괴한 장면을 국민들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대통령 후보 부인으로서 당당히 국민 앞에 서는 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공정과 상식’이다.

이원택<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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