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 청렴도 연속 낙제점
전북도의회 청렴도 연속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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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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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3대 청백리 하면 아곡(我谷) 박수량, 황희, 맹사성을 꼽는다.

▼청백리(靑白吏)는 유교 문화권에서 깨끗한 공직자를 지칭할 때 쓰는 말이다. 아곡은 지금의 장관급인 한성판윤, 호조판서 등 40여 년간 고위공직을 거쳤지만 청빈하게 살았다. 전남 장성군 황룡면에 있는 그의 공적비는 비문(非文)이 없는 백비(白碑)다. 집은 비가 샐 정도로 청빈하게 살았다.

▼그의 죽음 소식을 듣고 명종은 암석을 하사하고 청렴한 그의 행적을 글로 쓴다는 게 오히려 누가 될 수 있다며 비문 없이 후세에도 공직자들이 귀감으로 삼도록 해 백비로 세웠다고 한다. 비(碑)는 어떤 공적 등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돌·나무·바위 등에 글을 새겨놓는 것을 말한다. 백비는 청백리의 상징으로 많은 공직자가 백비의 참뜻을 마음에 담아가는 청렴 체험교육장이 됐다고 한다.

▼권력에는 불법·비리가 세균처럼 기생하는 것은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다. 우리 전통사회에서는 권력자들의 불법·비리 등의 세균 번식을 억제해 온 백신은 곧 선비정신이었다. 최근 보도를 보면 전라북도의회의 청렴도가 3년 연속 최하위 수준인 4등급으로 낙제점이라고 한다. 군산시의회도 4등급, 전북대학도 4등급이다.

▼이번 청렴도 평가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9월~11월까지 3개월간 지방의회, 국공립대학, 공공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종합 청렴도와 의정활동, 운영, 부패방지 노력 등 직무 관련에 걸쳐 점검한 결과라고 한다. 1~5등급 중 전북도의회가 종합청렴도 등 3개 평가에서 3년 연속 낙제점수는 자정 능력을 상실했다는 도민들의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 같다. 아곡의 백비에 담긴 청빈과 선비정신을 가슴에 담아오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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