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어떻게 봐야 하나?
‘오미크론’ 변이, 어떻게 봐야 하나?
  • 김형준 김형준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1.12.2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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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하루 만에 12명 늘어 누적 178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80명은 코로나 백신의 2차까지 접종한 접종완료자인 돌파감염으로, 4명은 3차 접종까지 마친 추가 접종완료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누적 178명의 감염 경로를 보면 54명은 해외 유입이고 124명은 국내 발생이다. 국적별로는 내국인 94명, 외국인 84명이다. 연령대는 20대 미만 47명, 20·30대 81명, 40·50대 37명, 60~74세 10명, 75세 이상 3명이다. 우려되는 것은 2차 접종자 76명과 3차 접종자 4명 등 80명은 백신 접종을 마치고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돌파 감염’이라는 점이다. 보건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예방을 위해 3차 부스터 샷 접종을 독려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재 백신이 ‘오미크론’에는 무용지물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처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 변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된 이후 전파속도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능가, 점점 우세 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80여 국가에서 확인되었고 확산 속도가 델타 변이 보다 몇 배로 빨라 기하급수적으로 확산하자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강력한 봉쇄령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최대치를 기록하고 ‘오미크론’ 비중이 80%까지 늘어나고 있고, 미국의 경우는 전체 확진자의 40~50%가 ‘오미크론’ 변이종으로 확인되면서 전문가들은 이제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대체하고 이제 곧 우세 종으로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오미크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Spike Glycoprotein, 바이러스가 숙주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할 때 활용)에 돌연변이 32개가 발생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1년 11월 26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B.1.1.529)를 그리스 문자 알파벳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이라 명명하고 ‘우려 변이’(variant of concern)‘롤 지정했다. WHO는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전파성이 증가하거나 중증도에 변화가 있는 경우 ▷백신과 치료제 등의 유효성 저하가 확인되는 경우 ‘우려(주요) 변이’와 ‘관심(기타) 변이’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16개의 돌연변이를 보유한 델타 변이보다 그 수가 2배(32개)에 달하고, 특히 이전의 감염으로 획득한 자연면역과 백신 접종으로 생성된 면역반응을 모두 회피할 가능성이 있는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델타 변이가 스파이크 단백질의 수용체 결합 단면이 2개인데 반해 ‘오미크론’의 경우 그 단면이 10개에 달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튀어나온 돌연변이를 통해 숙주 세포로 침투하기 때문에,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감염력이 높아지고 백신 내성도 나타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나 현재 우세 종인 델타 변이보다 매우 높은 감염력과 확산 속도, 이에 따른 기존 백신의 무력화가 염려된다는 것이다. 다만, ‘오미크론’ 변이를 당국에 처음으로 보고한 남아공 의사 안젤리크 쿠체의 경우 ‘증상이 특이하긴 하지만 경미하다(mild)’고 밝히고 있어 향후 추적관찰이 필요하지만, 일부 낙관론도 존재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폭발적인 감염자 숫자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에서 호흡곤란 등 중증 증상이나 사망자가 많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일부 전문가를 중심으로 ’오미크론‘이 우세 종이 될 경우 코로나19 사태가 종식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아직 섣부른 판단이지만 국내 ’오미크론‘ 확진자들 역시 건강 상태는 모두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주요 국가 보건당국은 아직 분석 데이터가 적고, 초기 단계인 점을 감안해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분명히 하고 있다. 양적으로 환자가 팽창하면 그만큼 피해도 커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증이든지 중증이든지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의료시스템이 버티지 못해 코로나가 아닌 다른 질환에 대한 대처 능력에도 영향을 미쳐 어떤 방식이든지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또한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오미크론’이 곧 우세 종이 될 것이라는 점, 기존 변이종보다 높은 확산력과 감염력을 가진다는 점은 이미 사실로 보인다. 기존의 백신이 ’오미크론‘에 대한 방어력은 염려스럽지만, 부스터 샷은 아직 유효한 선택이란 점, 위 중증률이나 사망률은 델타보다 낮다는 전망이 있으나 현재는 알 수 없어 방심은 금물이란 점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의 학설에서는 새로운 바이러스가 나타나서 치명률이 너무 높으면 숙주가 쉽게 사망하므로 전염력은 낮고, 전염력이 높다는 것은 치명율은 낮다고 볼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 이번 변이가 전파력이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위 중증률과 치명률이 낮아지는 기존의 학설을 따를지는 면밀히 시켜봐야 할 대목이지만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될 것이다.

김형준<김형준휴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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