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코로나19 확산세…방역당국 늦장 대응에 전북 병상대란 눈앞
예고된 코로나19 확산세…방역당국 늦장 대응에 전북 병상대란 눈앞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1.12.14 2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3차접종) 간격이 3개월로 조정된 가운데 14일 전주 예수병원 백신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시민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원철 기자
코로나19 백신 추가접종(3차접종) 간격이 3개월로 조정된 가운데 14일 전주 예수병원 백신접종센터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시민들이 접종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원철 기자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부스터샷 부진과 오미크론 출현 등으로 연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의 늦장 대응으로 전북 역시 병상대란 위기에 놓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전북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질병관리청은 지난 10일 도내 12개 병원에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도내의 경우 지난달부터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0명대에서 50명대, 70명대로 증가하다 급기야 1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도내에서 11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역별로는 전주 73명, 익산 10명, 군산 9명, 김제·고창 각 6명 등이다.

교육·종교시설과 의료기관, 주점, 노래방 등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여파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에는 기존 변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까지 도내에 뚫리면서 누적 감염자만 27명으로 늘어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리나) 이후 확진자 급증은 예고된 수순이었던 만큼 방역당국에서 선제적으로 의료 대응 체계를 구축했어야 한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 전북도내 병상 가동률은 이날 기준 83%를 기록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거나 병상 확보가 재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전북도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병상대란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추가 병상 확보 행정명령이 발동된 도내 12개 병원은 전체 병상이 200~299개 병상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전북도 방역당국은 질병관리청의 방침에 따라 이달 말까지 440여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역거점병원인 전주대자인병원 138병상(위중증 38병상, 준중증 28병상, 중등증 72병상), 순창요양병원 140병상을 비롯 지역별 중소병원마다 전체 병상의 5%를 코로나19 환자 치료 병상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현실적으로 병상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마다 90%이상 일반환자가 입원해 있는 상태인 데다 코로나 환자 치료를 위해 별도로 분리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방역당국은 이렇다 할 세부지침이 없어 도내 병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전북도내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병원 건물 구조상 출입문이 1개이고, 화장실도 공동으로 쓰고 있어 여러가지 측면에서 코로나 병상 기준을 맞추기 쉽지 않다”며 “혹시나 병원 내 감염 사태가 벌어지게 되면 인력이 갑자기 빠져나가게 될 수 있는데 인력 지원이 곧바도 되는지, 병원 내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지 등 의문점이 많은데 방역당국에서는 확실하게 답을 못해주고 있다”고 토로했다.

도내 무증상, 경증 환자들이 여전히 재택치료보다 병원 치료를 선호하는 것도 병상 부족 사태를 촉진시키는 원인으로 작용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북은 지난 10월 5일부터 재택치료에 돌입했지만, 두 달여간 발생한 확진자 2천900여명 중 재택치료를 한 환자는 403명(13.6%)에 불과하다.

강영석 전북도 복지여성보건국장은 “변이 바이러스는 체내에서 진화하다보니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은 더 강해지는 대신 위중증도는 감소할 것”이라며 “문제는 전파 속도가 빨라 그만큼 감염 규모가 커지기 때문에 위중증 확진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어 감염 확산 차단이 매우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