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서·화의 고장, 전주에서 만나는 ‘한국의 벼루’이색적…충남 남포벼루작가회 전주로 나들이
시·서·화의 고장, 전주에서 만나는 ‘한국의 벼루’이색적…충남 남포벼루작가회 전주로 나들이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1.12.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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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서·화의 고장 전주에 국내 최대 규모의 생산지이자 최고급으로 알려진 남포벼루가 이색 나들이를 왔다.

 남포벼루작가회(회장 김진한)가 19일까지 전주공예품전시관에서 ‘한국의 벼루 보령남포 명연 특별전’을 연다. 이제는 필기를 위한 도구에만 머물기 보다는 예술적 표현으로서 그 쓰임새까지도 달라지고 있는 벼루 그 이상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다.

 벼루는 문방사우 가운데 하나로 옛 선비들이 늘 곁에 두고 사용한 필수품이다. 그윽한 묵향이 퍼지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먹이 무엇보다 중요할테지만, 먹을 발산시키는 데에는 벼루의 역할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일찍이 추사 김정희도 벼루의 중요성에 대해 남겼는데, ‘완당전집’제1권에는 “종이와 벼루는 모두 먹을 도와서 서로 쓰임을 발산하는 것이니, 종이가 아니면 먹을 받을 수 없고 벼루가 아니면 먹을 발산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벼루는 연석의 산지가 제한되어 있어 특이성을 지닌다. 대대로 연석의 산지가 있었던 남포에는 벼루를 제작하는 명장들이 많았고, 조각 기술이 뛰어나 훌륭한 조각도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대의 전성기 때는 벼루를 제작하는 사람만 100여 명이 넘었을 정도로 성행했고, 현재도 국내 벼루 생상량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노재경 이수자는 “보령 남포벼루의 특징으로는 최고의 석질을 들 수 있다”며 “고운 은사가 많이 분포되어 먹이 곱게 잘 갈리고, 돌이 단단해 먹이 잘 마르지 않아 한번 먹물을 갈면 오래 가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잊혀져가는 물건 중 하나지만 예술성을 잊지 않고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명장들의 벼루 작품을 선보인다.

 남포벼루작가회는 충남무형문화재 제6호 벼루장 김진한 보유자를 필두로 노재경, 이영식, 권태만 이수자, 조중현 전수생과 벼루작가 등 40년 이상 벼루제작에 전념하고 있는 벼루장들이 포진하고 있는 단체다.

 전시된 벼루 작품들은 단 한 점도 비슷한 느낌이 없다. 자연석에 예술혼을 불어넣으며 아름다운 벼루를 만들어내기 위해 몰입했던 명장들의 노력이 전해진다.

김진한 회장은 “남포벼루로 널리 알려진 벼루의 산지 만세보령은 산자수명하고 순수한 인심과 넉넉한 물산과 관광자원으로 여유로움에 힘입어 벼루장인들은 타고 난 기예로 벼루 개발과 미려한 명품 제작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며 “전시회 개최를 위해서 밤낮없이 명품제작에 열정으로 임한 장인들의 노고와 저희들을 위해 숨은 노력과 견실한 도움을 주신 귀한 애호가와 서예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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