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과 검증
공약과 검증
  • 최정호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과장
  • 승인 2021.12.14 13: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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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과장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아 국민들도 덩달아 흥분하고 있는 것 같다. 공약을 잘 살펴보고 검증을 잘해서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을 구한다는 것이 양 선수를 출전시킨 각 진영의 변이다. 신문, 방송, 유튜브들은 때를 만난 듯 양쪽의 싸움을 키우고, 어르고, 훈계하며 소식 팔이, 이익 챙기기에 열심이다. 이는 선거의 과정으로 과거에 비해 공정한 진행이라, 자부심을 가지고 이를 감상할 자격이 우리의 국민에게는 있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오늘의 이러한 과정의 민주화는 조선의 망국, 3.1운동, 반 유신투쟁, 518 민주의거, 박 근혜 탄핵과 같은 100년이 넘는 역사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조금씩 조금씩 오늘의 민주주의를 쟁취하는데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이 필요했다. 그러나 계급, 지역, 세대 간의 차이는 늘 선거를 뜨겁게 달군다. 왜냐하면 선거는 현실세계에 대한 평가와 기대를 응축하여 한 장의 투표지에 담기 때문이다.

 현실세계에서 각각의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수 있겠는가? 짚신 장수와 우산장수 아들을 둔 어머니의 마음처럼, 비가 오면 짚신장수가 걱정되고, 해가 뜨면 우산장수 아들이 걱정되듯이, 갑에게 유리하면 을이 불리하다. 주택 가격이 오르면 집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겐 나쁘지 않으나 집이 없는 사람에겐 불행이다. 이자가 낮으면 이자 소득으로 살아가는 사람에겐 비극이지만 돈을 빌린 사람에겐 다행이다. 어째튼 복잡한 계산이 필요한 세금, 최저임금, 근로시간 등등은 답을 구하기 어려운 고차 방정식이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익보는 자가 있고 손해보는 자가 있기 때문에 각 정파는 다수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약속을 남발한다.

 대중의 수준이 정치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말은 결국 잘 속는 어리석은 선거 투표자들은 투표로써 어리석은 지도자를 뽑는다는 것이다. 역사를 살펴보면 이를 알 수 있다. 후보가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좋은 정책을 선택해주는 국민의 현명함에 달려있다. 전문가들이 유리한 말만 모아서 어려운 말로 하는 정책들을 국민들이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면 각 후보들의 개인적인 약점이나 가족문제에 중점을 둔 네거티브 선거 구호를 판단의 중요 근거로 삼아야 되나? 도대체 어떤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 선택일까?

 나는 수많은 투표를 했다. 기대와 설래임으로 그리고 때로는 절망감으로 시장, 국회의원, 대통령 선거를 치렀다. 지금 되돌아 생각해보면 그들도 똑 같은 사람이란 것이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임기가 있고 투표를 통해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왕정이나 전제정에 비해 민주정이 가지는 엄청난 장점이다. 그러므로 선거는 중요한 행사이지만 돌이킬 수 없는 일은 아니다. 마침 우리는 세계사에 유래가 거의 없는 합법적인 탄핵절차도 경험하지 않았는가?

 나는 두 가지를 권유하고 싶다. 첫째는 미래를 어찌 어찌 하겠다는 기대가 섞인 전망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임을 알고, 현실적인 사안에 집중하여 정책을 판단하자. 예를 들면 부동산 문제, 세금 문제, 코로나 방역문제, 등등 현재의 어려운 사안에 관한 평가와 계획을 들어보면 일반인들도 옥석을 구분하기 쉽다.

 둘째는 검증의 문제이다. 각 후보들은 그 권력과 그에 따르는 이익의 크기에 따라 수많은 조력자들 도움을 받는다. 그러므로 각 후보의 자질 검증을 제대로 해야 한다. 방법은 후보들의 토론 횟수를 늘리고, 그 토론을 참고자료 없이 본인 자신의 역량으로 하게 해야 한다. 즉 컴퓨터나 참고자료의 각본을 보지 못하게 강제하여 후보자의 업무수행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검증은 국민에게 받는 유일한 종합 시험인데 커닝 페이퍼를 허용하면 안 된다. 세세한 통계자료를 외우는 걸 권장하는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여러가지 현안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 알아야 그들의 계획에 나라의 운전대를 맡길 수 있지 않겠는가? 일반시험에서도 남의 것을 보는 것은 부정시험이 아닌가? 그리고 우리는 수첩공주라는 박 근혜 대통령의 결말을 경험하지 않았는가?

 “투표는 소총과 같다. 둘의 유용성은 모두 사용자의 특성에 달렸다.”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말이다. 그 놈이 그 놈이라고 투표하지 않으면 그 놈들 중에 제일 나쁜 놈이 다 해먹는다.결국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다.
 

최정호 <대자인병원 성형외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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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2021-12-17 21:37:04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좋은 글을 써주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