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호 선생님의 작은 학교 상상하기(1)
윤일호 선생님의 작은 학교 상상하기(1)
  • 윤일호 장승초등학교 교사
  • 승인 2021.12.08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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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학년 아이들을 위해 자전거를 빌려 두 주 동안 놓았다. 전에 여러 번 학교에 자전거를 사놓자는 이야기를 꺼냈지만 결국 관리 문제로 포기를 했다. 하여튼 자전거를 학교에 놓으니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씽씽 자전거 타느라 바쁘기만 하다. 다른 학년 아이들도 부러운지 “킹콩, 우리도 자전거 타면 안 돼요?”한다.

 무조건 허락할 수 없어서 “6학년 자전거 다 배우면 타게 할게.” 결국 하루도 지나지 않아 열아홉 아이 가운데 잘 못 타던 아이 둘도 자전거를 잘 타게 되었다. 드디어 다른 학년 아이들에게 기회가 갔다. 운동장에는 일주일 내내 자전거가 쌩쌩 돌아갔다. 타는 아이들도 신났겠지만 보는 사람들도 마냥 신이 났다.

 자전거를 다 배우고 잘 타게 되었을 때 학교 둘레에 있는 메타세콰이어까지 가보았다. 최근에 배운 지성이도 그 아이를 돕는 아이도 누구랄 것도 없이 서로 챙기고 도우며 갔다. 그 지성이를 바라보는 민혁이 마음도 온전히 친구 곁에 있다.

 

 지성이 자전거 / 이민혁

 오늘까지 자전거 타기 2일차다.

 처음인 지성이도 탔다.

 처음에는 버둥버둥 넘어지면서

 잘 타다가 또 넘어진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방향 조절도 하고

 빨리 갈 수도 있다.

 지성이는 애벌레 같다가

 나비로 태어나는 거 같다.(2021.9.16.)

 

 논둑길을 지나기도 하고, 도로 옆을 지나기도 하면서 마치 한 줄인 것처럼 쭉 늘어선 자전거 타는 모습이 제법 그림이다. 또 바람을 가르며 메타세콰이어까지 가는 길이 어찌나 시원하고 상쾌한지. 메타세콰이어 근처에 있는 가게에 들러 먹는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은 두말할 나위 없이 꿀맛이다.

 아이들에게 ‘상상해! 창의적으로 생각해!’라고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교육공동체 모두가 틀을 두지 않고 아이들에게 상상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주면 어떨까?

 

 윤일호 장승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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