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포 호황?
전당포 호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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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1.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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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는 물건을 담보로 잡고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사금융으로 유구한 역사를 지녔다.

▼ 중세 시대 잦은 전쟁을 겪으면서 발생하는 전염병, 기아 등으로부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수도사들이 담보를 잡고 돈을 빌려준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개화기 때 일본인들이 들어와 연 전당포에서 패물이나 가재도구 등을 저당 잡고 고리로 돈을 빌려줬다. 수십 배의 고리로 서민들을 울리는 일본인 전당포들의 금융 횡포에 맞서기 위해 1901년 설립된 은행이 상업은행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이다.

▼ 전당포의 당초 취지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다는 좋은 목적에서 시작됐다. 일본인들을 통해 한국에 들어온 전당포가 1960년, 70년대 크게 번창했다. 생활이 힘든 시기에 서민들이 지금은 흔하지만 시계나 반지, 결혼 패물 등을 맡기고 돈을 빌렸다.

▼ 또 맞선 자리나 결혼식에 입을 양복을 빌리는 등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전당포다. 물론 일본인 전당포들의 고리대금 횡포 등을 겪은 우리에게는 악덕 고리대금업으로 인식돼 왔지만 어떤 물건이든 저당 잡아주고 현금을 빌릴 수 있어 급전이 필요한 서민에게는 절실한 금융창구였다. 그러나 신용카드 발급으로 현금 서비스를 받게 되면서 전당포의 역할이 축소돼 사양업종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불황이 이어지면서 급전을 구하려고 전당포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는 보도다. 자영업자에서 대학생 등에 이르기까지 이용층은 물론 노트북, 핸드폰 등 저당 물건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한다. 현재 도내에 160여 개소가 넘는 전당포가 있다고 한다. 불황에는 전당포가 호황이다. 코로나에 의해 부활하는 전당포! 어찌 씁쓸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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