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산업시대의 지적인프라-지역자원과 글로벌네트워크
지식산업시대의 지적인프라-지역자원과 글로벌네트워크
  • 채수찬 경제학자/카이스트 교수
  • 승인 2021.11.21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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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찬 경제학자/카이스트 교수
채수찬 경제학자/카이스트 교수

오늘은 전북도민일보 창간기념일이다. 창간33주년을 축하드린다. 지역신문은 지역 지적인프라의 한 부분으로서 지역내 의사소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실 지역신문사들이 처한 여건은 녹록지 않다. 협소한 시장에 적지 않은 신문사들이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는 언론인들을 도민과 함께 경하한다.

경제발전이 이루어지려면 교통망, 통신망, 전력망 등 기반시설이 구축되어아 한다. 지식산업 시대의 경제발전, 사회발전에는 지적인프라가 필요하다. 지적인프라에는 제도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다. 단순화해서 말하자면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지적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발전한다.

며칠 전 전북대학교에서 강연할 기회가 있었다. 전북대학교는 올해 10월에 개교 74주년을 맞았다. 입시학원에서 매기는 대학교순위로 보면 전북대학교는 국립대학교 중에서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이 순위는 지역의 경제력순위를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글로벌평가기관들이 발표하는 글로벌경쟁력 순위를 보면 전북대학교는 국립대학교들 중 선두권에 든다. 교수들의 연구성과가 뛰어난 것이 그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전북 지역이 갖고 있는 지적자원은 글로벌수준에 있다.

그러면 이런 지적자원을 가지고 나래를 펴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여, 잠재력이 현실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역이 낙후에서 벗어나 발전하려면 과학기술R&D기반 산업, 문화산업 등 지식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의 확충에 투자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방향으로 가는 데 중심축이라 할 수 있는 핵심적 투자프로젝트들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쓴소리를 하자면 일을 해야 할 사람들이 일을 하려고 하기보다 일이 안 되는 이유만 찾는 게 지역분위기인 것 같다. 목표가 분명하고 의지와 열정이 있으면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는 자연히 나오기 마련인데, 시작하기도 전에 안 될 거라고 포기하는 것을 보게 된다. 자신감이 없다.

전북이 고향인 카이스트 총장도 필자에게 전주로 귀향하면 포럼을 만들어서 지역에 지적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줄곧 얘기해왔고, 또 이 지역 출신으로 바이오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카이스트 교수도 필자에게 귀향하면 바이오포럼을 만들어 바이오산업 발전의 기틀을 만들어 달라고 얘기해왔다.

이런 바람들에 힘입어 필자는 일단 카이스트 재직중 바이오헬스케어 혁신·정책 센터장직을 수행하면서 감염병사태 이전에 매년 개최하던 바이오분야 국제회의를 확대하여, 전주세계바이오혁신포럼 (2021 World Bio Innovati0n Forum at Jeonju)을 올 12월 7-10일 나흘간 진행하기로 하였다.

전주시장, 전북대 총장, 카이스트 총장이 흔쾌히 공동개최에 동의하였다. 글로벌제약사 동향, 바이오클러스터 구축전략, 줄기세포치료 성과, 혁신적 헬스케어기술, 바이오투자 전략, 혁신적신약 연구방향 등 분과회의에 글로벌대학, 글로벌제약사, 바이오텍회사 등에 소속된 세계적 전문가들이 속속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다. 참여를 수락한 하바드의대 교수가 어떻게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이런 세계수준의 전문가들이 모이게 되었느냐고 놀란다.

그 답은 이미 구축된 글로벌네트워크가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답은 이제는 한국의 위상이 그렇게 올라가 있기 때문이다.

지식산업 시대에 지역이 발전하려면 지역에 이미 존재하는 양질의 지적자원을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결하여 발전의 기틀이 될 지적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채수찬 <경제학자/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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