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이전 시즌 2, 프로스포츠 드래프트제가 필요하다
공공기관 이전 시즌 2, 프로스포츠 드래프트제가 필요하다
  • 조봉업 전북도 행정부지사
  • 승인 2021.11.2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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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봉업 전북도 행정부지사
조봉업 전북도 행정부지사

 미국인들이 가장 열광하는 스포츠는 미식축구다. 미국인들의 국민 스포츠인 NFL(National Football League)의 규모는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보스에 따르면 상위 60위 스포츠 구단에 NFL 팀이 26개나 올라가 있으며 NFL 구단의 평균가치는 26억달러 (약3조원)에 달한다.

 이렇듯 성공적인 NFL도 과거 존폐 위기를 겪은 바 있다. 1922년 창립 후 40년 가까이 뉴욕 자이언츠, 시카고 베어스와 같은 대도시를 연고지로 한 구단들의 독무대였지만, 1950년대까지 53개 팀들은 문을 닫는 위기에 봉착하였다. 이러한 팀 간 불균형은 NFL 시장 전체의 위기로 확산되었다. 그러한 위기를 극복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드래프트(Draft) 제도이다.

 드래프트는 직전 시즌 하위권 성적을 기록한 팀에게 신인 선수의 우선 선발권을 제공하는 제도로 1936년 NFL에 처음으로 정식 도입되었다. 이 제도의 목적은 약팀에게 우수한 선수를 지명 선택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전체 프로스포츠 구단의 실력을 상향 평준화하는 것이다. 특정 팀의 경쟁력 독식은 시장 전체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팀 모두가 균형 성장하여 동반성장의 이익을 모든 구단이 향유 하자는 것이다. 드래프트는 NFL의 성공 이후로 야구, 농구, 배구 등 각종 프로스포츠 시장으로 확산되었다.

 과거 경제성장 시기 불균형 발전의 결과는 수도권으로의 과도한 집중을 낳았다. 중소규모 구단이 사라져 위기를 겪은 과거 NFL 사례에서 보듯이, 수도권 과집중은 지방의 소멸 위기를 가져왔다. 광역시가 없고 불균형 성장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전라북도의 경우가 특히 더 그러하다.

 프로스포츠의 드래프트처럼 다른 지역보다 전라북도에 공공기관 이전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이유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기관의 지역 간 이동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제1차 공공기관 이전의 일환으로 이뤄진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의 이전이 전라북도를 자산운용 금융도시의 이미지로,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이전이 디지털·스마트 시티의 토대를 마련한 것처럼, 공공기관 이전은 전라북도의 새로운 지역 정체성을 형성하고 경쟁력을 창출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전북의 주력산업인 금융·친환경에너지·공공보건의료·농생명 등과 관련된 기관들이 추가 이전된다면 지역산업이 육성되고 투자유치로 연결되어 시너지가 발생할 수 있다. 공공기관 선정 시 드래프트제 도입으로 전라북도가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고 지역 균형발전과 함께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도 있다.

 국가의 발전은 지역 간 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특정 지역의 소외는 갈등을 낳고 통합을 저해한다. 낮은 통합성은 국가발전의 장애물이 된다. 경쟁력이 낮은 지역을 지원하는 것은 비효율적인 비용 지불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큰 이익으로 돌아오는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전라북도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도민 여러분의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조봉업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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