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가을’이 어떻게 느껴지나요?
  • 이길남 부안초 교장
  • 승인 2021.11.10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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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성을 담아 시 쓰기

올해가 두 달가량 남았다. 추수를 마친 11월의 들판은 괜히 썰렁하다. 떨어진 낙엽이 바람 따라 이리저리 뒹구는 모습을 보면 마음 한쪽이 허전해지기까지 한다.

나이가 들면서 보니 단풍이 드는 산을 바라보는 느낌도 달라진다. 어려서는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나뭇잎의 예쁜 색이 신기하기만 했었지만, 나이를 먹어가면서 노랗게 빨갛게 물든 나뭇잎을 보면 안타깝다는 마음이 커진다.

모두가 초록이었던 여름철의 산이 가을이면 나무마다 각자의 색을 찾아 달라지는 것을 보면 나무의 한해살이와 우리네 인생이 닮았다는 것을 저절로 깨닫는다.

가을이면 오색빛깔로 변해가는 잎을 보며 나의 색은 어떤 것일까를 생각을 해본다. 인생의 가을을 맞은 나는 과연 나의 색을 찾았을까?

박목월 시인의 동시 ‘가을이래요’ 앞부분이다. 「여름도 지나가고 가을이래요/ 하늘 높고 물 맑은 가을이래요/ 울타리 수숫대를 살랑 흔드는/ 바람조차 쓸쓸한 가을이래요(하략)」

가을이 오니 하늘이 높고 물이 맑아졌지만 가을바람이 수숫대를 서걱이게 하는 데서 느끼는 쓸쓸함을 적고 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개미와 베짱이’는 무더운 여름날 땀 흘려 노력한 개미는 추운 겨울날 따뜻하게 지낸다는 교훈을 준다. 여름이라는 계절은 우리가 견뎌야 하는 수고로움과 같다. 어려움을 참고 견뎌낼 수 있어야 가을에 수확이라는 달콤함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땀 흘려 노력한 농부는 빈 들판을 보며 허전함을 느끼는 것보다는 곡간에 가득한 수확물을 보며 풍요로움을 만끽하는 중이다.

가을을 느끼는 사람마다의 감성은 다 다르니 어떻게 느끼는 것이 좋은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또는 자신의 처지에 따라 다 달라지는 것이 감성이다.

감성이라는 것이 그때그때 달라지기에 그때의 느낌, 생각을 글로 남겨둔다는 것은 참 중요하다. 늘 보아오던 것도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고 똑같은 것을 보면서도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그 느낌은 전혀 달라질 수가 있다.

가을이라는 제목 하나로 수많은 다른 감성들이 담겨질 수 있기에 다른 사람의 글을 읽으면 새롭고 재미가 있는 것이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감성에 귀를 기울이고 그때마다 잘 적어두는 것이 필요하다.

가을을 맞아 지나온 여름과는 달리 다른 감성이 느껴지는 지금 나도 시인이 되어 한 편의 시를 남겨보는 것은 어떨까.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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