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쌀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 ‘참동진과 십리향’ 주목
전북 쌀 산업의 새로운 경쟁력, ‘참동진과 십리향’ 주목
  • 박경숙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 승인 2021.11.09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경숙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박경숙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올해 벼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 73만 2,477ha이고 전남, 충남에 이어 전북의 벼 재배면적은 11만 4,509ha로 전국의 15.6%를 차지한다. 지난해 전북 쌀 생산량은 55만 6천 톤으로 전국 쌀 생산량의 15.9%이며(2020년, 통계청) 쌀 주산지로서 소비자에게 안정적으로 쌀을 생산, 공급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전북에서 재배하는 주요 품종은 신동진, 동진찰, 새누리, 운광 순이며 이 품종이 총 재배면적의 84.3%를 차지한다. 특히 신동진의 재배면적은 7만 2천ha로 전북 벼 재배면적의 64%를 점유하고 있고, 뒤를 이어 동진찰이 1만 2천ha로 11.0%, 새누리는 5천9백ha로 5.3%를 차지하고 있다.

전북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신동진 품종으로 특화된 지역이다. 신동진은 1999년에 육성된 품종으로 쌀수량이 많고 밥맛이 뛰어나며 병해에 강하다. 다른 품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도열병과 도복에 약해 재배가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으나, 전북 벼 농가들의 영농기술이 신동진을 안전하게 재배할 수 있는 수준 도달해 있어 재배면적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신동진 쌀은 가격이 비싸지 않고 밥맛이 우수해 가성비가 좋은 품종으로 소비자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3∼2014년 소비자가 선정하는 전국 최고품질 쌀 브랜드 평가에서 신동진을 원료곡으로 하는 전라북도 브랜드 쌀이 매년 5개 정도가 선정되었고, 이는 전북 쌀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큰 기여를 했으며, 신동진은 전북 쌀을 대표하는 품종이 되었다.

전북지역에서 신동진이 대면적으로 재배됨에 따라 신동진을 가해하는 병해충이 우위를 점할 경우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우려는 최근 현실이 되었다. 올해 이삭패는 출수기에 잦은 강우와 이상저온 현상으로 인해 신동진 벼에 이삭도열병이 심하게 발생하면서 신동진을 대체할 수 있는 품종과 전북지역에 특화 가능한 벼 품종 등 주력 품종을 3∼4품종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동진 대체 품종의 조건으로는 우선 신동진이 형성한 쌀 시장을 유지하기 위해 큰 쌀알과 밥맛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소비자들이 육안으로도 쉽게 다른 품종과 구별이 가능해야 하고,‘전북 쌀은 쌀알이 크고 맛있다’라는 사실을 각인시킬 필요가 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2014년부터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과 공동으로 신동진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밥맛을 향상시키고 병 저항성을 보완한 ‘참동진’신품종을 개발했다.

참동진은 신동진을 여교잡하여 육성한 품종으로 외형적 특성은 쌀알이 큰 신동진과 같고 벼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흰잎마름병이 보완되었다. 또한 한국식품연구원의 식미검정 결과 신동진보다 밥맛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었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참동진 품종을 신동진 품종으로 대체하여 전북 지역에 보급하기 위해 지난해 시군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전시포를 조성하였다. 내년부터 2년간 재배안전성 및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맞춤형 재배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며, 2024년부터는 농가에 보급종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현재 원원종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전라북도농업기술원은 우리 지역에 특화할 수 있는 밥쌀용 향미인 ‘십리향’품종을 개발하고 지역적응 시험까지 마친 후 지난해 품종등록을 완료했다. 십리향은 향이 구수하고 밥에 찰기가 있어 밥맛이 좋으며 키가 작아 바람에 의한 쓰러짐에도 강해 태풍 피해가 많은 전북지역에 적합한 품종이다. 쌀알 모양도 긴 편으로 소비자들이 육안으로 쉽게 다른 품종과 구별이 가능하다.

현재 전라북도와 전북농협이 협력해 광역브랜드인 예담채 십리향 쌀을 최고급 브랜드 쌀로 육성하고 있으며, 농촌진흥청과 협력하여 이달에는 십리향쌀을 홍콩에 시범 수출해 소비자 반응을 조사하고, 향미를 선호하는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수출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쌀 시장은 경기도의 참드림, 전남 새청무 등 지역별로 품질이 우수한 벼 품종을 브랜드화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전북이 쌀 주산지로서의 명성을 되찾고 한정되어 있는 국내 쌀 시장에서 타도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벼품종 보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일반 쌀과 달리 쌀알이 큰 ‘참동진’으로 신동진의 명맥을 잇고, 구수한 누룽지향을 선호하는 국내외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밥쌀용 향미인 ‘십리향’신품종을 확대 보급해 전라북도 쌀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전라북도 호남평야의 위상을 되찾기를 희망해 본다.

 

박경숙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