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안들리세요?’ 난청의 원인부터 해결까지
‘잘 안들리세요?’ 난청의 원인부터 해결까지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1.10.2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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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A씨는 건강검진에서 실시하는 청력검사에서 정상으로 나왔음에도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목청을 높여 말하는 등 대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에서도 TV 소리를 점점 높이기 시작하면서 같이 사는 가족들로부터 타박당하는 경우도 잦아지기 시작했다. A씨의 경우처럼 생활 소음이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청력이 주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를 난청이라고 한다. 전문의들은 고령화로 인한 노화성 난청의 증가와 더불어 최근에는 이어폰으로 큰 음악을 듣는 청소년층에서 소음성 난청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에 본보는 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은정 교수의 도움말로 난청의 원인과 종류,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본다.

 
 ● 난청이란

 주변의 생활 소음이나 의사소통에 필요한 사람들의 대화소리까지 잘 들리지 않는 청력이 떨어진걸 스스로 느끼는 증상을 난청이라고 한다. 초기에는 소곤소곤하는 귓속말부터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큰 소리까지 못 듣게 돼 청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난청의 원인과 종류

 - 난청의 원인

 소리는 진동의 형태로 공기를 지나 사람의 귓바퀴에 다다르게 된다. 귓바퀴에서 소리가 모아져 외이도를 지나 고막을 진동시키고 고막 안의 공간인 중이에서 이소골을 진동시키면 이 이소골의 마지막뼈가 달팽이관에 맞닿아서 머릿 속에 있는 달팽이 관의 물을 진동시킨다. 이후 달팽이관에 있는 코르티씨기관이라는 발전소 역할을 하는 곳이 드디어 이 진동을 전기신호로 바꿔 주게 된다. 뇌신경인 청신경을 따라 대뇌의 청각피질까지 소리가 전달되면 비로소 음악이나 목소리 등의 소리로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소리가 전달되는 과정 중에 문제가 생기면 난청이 생기게 된다.

 

 - 난청의 종류

 난청의 종류는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다. 먼저 전음성 난청은 귓바퀴가 없는 소이증이나 무이증, 외이도가 귀지로 가득 차있어서 소리 전달이 되지 않거나 고막과 중이에 염증이 있는 중이염 등이 대표적인 질병이 될 수 있다. 또 감각신경성 난청은 고막과 중이는 정상이지만 달팽이관의 세포 변성이나 청신경 문제 등으로 인해 태어나면서부터 발생하는 선청성 난청, 나이가 들면 생기시는 노화성 난청, 소음 상황에 오랫동안 노출돼 발생하는 소음성 난청, 항암제와 같은 약물 등에 의한 이독성 난청, 원인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돌발성 난청 같은 질병들이 감각신경성 난청에 해당할 수 있다. 또한 두가지 종류가 함께 발생하는 경우도 종종 있게 된다. 혼합성 난청으로 중이염과 노화성 난청이 같이 있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

 

 ● 난청의 정도

 난청은 듣기 불편한 정도가 얼마나 심한가에 따라서 경도에서부터 고도 난청까지 분류해 볼 수가 있다. 정상 청력은 0에서 25dB로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지만 경도 난청인 경우에는 일대일로 주변이 조용할 때 대화하는 건 큰 문제가 없지만 속삭이는 귓속말은 들리지 않고 주변이 시끄러운 상황이나 여러사람이 얘기할 때 듣기가 힘든 증상이 발생한다. 40dB을 넘어가는 중등도 난청부터는 대화에 상당한 지장이 생길 정도여서 사회생활이 가능한 청력을 40dB 미만으로 정의한다. 중등고도 난청에서는 큰소리로 소리를 지르는 정도의 대화가 가능한 정도가 되며 70dB 이상인 고도 난청에서는 대화가 불가능한 정도의 수준을 보인다. 90dB 이상은 전농 즉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 난청과 치매

 요즘 난청환자에서 치매와 연관된 연구가 많이 발표되고 있다. 난청이 있는 경우 정상 청력인 사람에 비해 경도 난청인 경우 치매 발생률이 2배, 중등도 난청은 3배, 고도난청인 경우 5배로 높은 것으로 발표됐다. 난청환자에게 치매가 발생하는 이유는 나이를 먹으면서 뇌의 인지기능과 청력저하가 신경변성으로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또 난청환자의 경우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알아듣기 위해 소리에 온통 신경을 기울이고 입모양을 쳐다보느라고 인지기능 중에 많은 부분이 청각을 위해 소모한다. 결국 기억력과 감정과 같은 다른곳에 사용돼야 할 인지기능이 부족해지게 돼 치매증상을 발생시키게 된다. 또 잘 듣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 자존감이 무너지고 대화를 잘 하지 않게 돼 사람들을 피하게 되며 정서적으로 우울이나 불안감 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 난청의 진단

 난청의 원인을 진단하기 위해 이비인후과를 찾아오면 언제부터 잘 안들리기 시작했는지, 난청이 서서히 진행했는지 갑자기 생겼는지, 귀에서 물이 나온적이 있는지, 이명이나 어지러움이 같이 동반이 돼 있는지 말을 하게 된다. 이후 외이도나 고막을 관찰해 보고 청력의 기능을 보기 위한 청력검사를 시행한다. 혹시 건강검진상에서 청력에 문제가 없는 경우일지라도 건강 검진에서는 40dB을 기준으로 정상 비정상을 판정하는 하기 때문에 경도 난청인 경우에도 정상으로 측정될 수 있다. 같이 사는 가족이나 주위에서 대화가 힘들어 답답해 하거나 TV 소리를 점점 키우는 증상이 있는 경우 청력에 대한 정밀검사를 해봐야 한다. 특히 최근에는 이어폰으로 큰 음악을 듣는 청소년층에서 소음성 난청이 증가하고 있어 집에 있는 아이들의 청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난청의 치료

 외이도나 고막 또는 중이염으로 인해 소리가 외부에서 잘 전달이 되지 않는 전음성 난청이 원인인 경우는 수술적인 치료로 중이염을 치료하고 청력을 좋아지게 할 수 있다. 그러나 달팽이관의 노화나 신경전달 경로에 문제가 있는 감각신경성 난청인 경우에는 난청의 정도에 따라 청력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청각재활 방법이 다르다. 경도에서 고도 난청에 이르기까지 모든 난청에서 제일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 보청기를 통한 청각재활이다. 최신 디지털 보청기는 음질을 높이고 소리를 편안하게 들으면서 잡음 속에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분별하고 방향성을 높이며 소리발생기 기능을 추가해 이명을 줄이는 다양한 기능이 있다. 크기 또한 다양해 난청 환자의 개개인의 외이도의 모양이나 수술 여부에 따라 눈에 잘 띄지 않는 초소 고막형부터 개방형 보청기까지 모양의 선택 폭도 더 넓어졌다. 배터리 역시 사용시간이 늘어나고 기존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뿐 아니라 충전형도 개발돼 있다.
 

 ● 전북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이은정 교수 “보청기 사용 여부 반드시 전문의 찾아 향후 관리법 상담받아야”

 보청기를 사용하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오롯이 난청환자에게 달려있습니다. 그 결정을 내릴 때 이비인후과 전문의와 왜 보청기가 필요한 지, 본인청력에 어떤 형태가 적합할 지, 어떻게 관리를 받고 청력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보청기 관리를 할지 상담을 받아야 합니다.

 다양한 치료와 수술법과 기기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어 언젠가는 난청이 불치가 아닌 세상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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