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호 수질관리의 방향성
용담호 수질관리의 방향성
  • 김현수 전북대 교수
  • 승인 2021.10.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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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는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의 금강 상류에 용담댐을 건설함으로써 조성되었다. 용담댐 건설은 1990년 시작되어 2001년 말에 완료되었으며, 이를 통해 조성된 용담호는 총 저수량이 8억 1,500만 톤으로 저수용량 기준으로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대규모 인공 저수지이다. 용담호는 연장 21.3km의 도수터널을 통해서 광역 전주권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데, 단순히 생활용수뿐 아니라 수력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을 담당하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라북도에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새만금호 수질과 직결되는 만경강 수질 개선을 위해서 익산지역의 생활용수를 공급하기로 정부와 수자원공사 그리고 전라북도와 협약이 체결되는 등 전라북도에서 용담호의 역할은 점점 확대되어가고 있다.

용담호 조성 과정에서 진안군 일대 3,150만㎡의 땅이 수몰되었고,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수몰민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야 했으며, 비록 보상금을 받기는 했지만 상당수의 수몰민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했다는 보고서를 읽은 바 있다. 용담댐은 전북 도민에게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수자원이기에 용담댐 주변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야 하지만, 댐 건설과 호수 조성을 위해 희생한 진안군 등 도내 자치단체와 주민들을 배려하여, 용담댐 수질을 자율적으로 관리해나가도록 지정된 바 있다.

용담호 수질의 자율관리체제가 도입된 지 어언 1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2년에 한번씩 자율관리 성과에 대한 평가를 수행하는데, 다행스럽게도 용담호의 수질은 지속적으로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부 시민단체와 학계의 인사들은 용담호의 수질이 정체되어 있는 상태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는 현재 용담호 수질 현황을 호도하는 처사라고 밖에는 볼 수 없다. 도대체 정체된 수체에서 거의 모든 수질항목에서 1~2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인데, 그것을 수질 정체라고 표현한다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일부에서는 대청호 권역에서는 ‘대청호주민운동본부’를 운영하며 수질관리의 컨트롤타워를 두고 있지만 용담호에는 그런 것이 부재된 상태이기 때문에 수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그렇게 잘 관리되고 있는 대청호 수질은 왜 항상 용담호보다 나쁜 상태이며, 용담호에서는 아주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조류 발생이 왜 대청호에서는 거의 매년 여름 조류 경보제가 발령되는 수준으로 나타나는 것인가?

용담호 수질이 양호한 상태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주민자율관리제를 평가해 온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가 동일한 형태의 사업이 반복적으로 수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축산 오염원 제거, 습지 조성, 생태하천 정비, 친환경 농법 적용 등이 수행되었는데, 평가 때마다 거의 동일한 사업이 계속해서 이루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업을 수행할 때, 또는 수행한 후에는 그 사업이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의 지속적 수행 또는 방향의 전환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데, 아직까지는 처음 자율관리를 도입할 때 약속했던 사업들이 기계적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 같다.

또 하나 지적할 사항은 용담호 자율관리의 근본적 방향성의 정립이다. 용담호 수질은 대부분 1~2등급의 양호한 수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수질 개선만을 목표로 한다면 제대로 된 결과를 얻을 수 없을지 모른다. 무조건 “개선해야 한다”, “현재는 문제가 많다”는 식의 접근은 용담댐 관리에 있어서 바람직한 방향이 아닐 수 있다. 용담호의 경우는 수질관리의 대전제가 개선보다는 양호한 수질의 관리에 집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용담호 유역 자치단체를 샅샅히 뒤져 모든 오염원을 다 찾아내서 제거하겠다는 식의 접근방법 보다는 현재의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어떤 관리활동과 오염원 증가 제어 정책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한지 고민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실질적 효과에 대한 검토 없이 기계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거나, 무조건 문제가 많다는 식으로 손가락질을 하는 것은 장기적 측면에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용담호 수질관리는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실질적 수질 개선 또는 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을 점검해야 하는지 검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용담호의 지리적, 수리학적, 기상학적 측면뿐 아니라 정체수역이라는 인공저수지라는 특성 등이 모두 고려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검토가 이루어졌을 때 지속가능한 수질관리가 이루어질 것이라 믿는다.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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