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과 대선의 시대정신
‘오징어 게임’과 대선의 시대정신
  • 이원택 국회의원
  • 승인 2021.10.17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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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 국회의원
이원택 국회의원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화재다. 개봉 후 17일만에 전세계 1억1천가구가 시청했고, 시청률도 1위다. 어린시절 동네 친구들과 즐겨했던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를 매료시킨 드라마로 부활하고,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놀이들이 큰 조명을 받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지만, 저마다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목숨을 담보로 생존 게임에 참가한 456명의 삶을 들여다보는 일은 힘든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렇다 할 반전도 없고 다소 잔혹하기도 한 ‘오징어 게임’에 전세계가 열광하는 이유는 뭘까. 영국의 가디언지는 한국자본주의의 실패를 분석해 세계인을 사로잡았다고 분석했고, 포브스는 한국의 깊은 불평등이 ‘오징어 게임’의 배경이라 말한다. 실제로 2021년 대한민국은 코로나 19 팬데믹의 장기화, 새로운 산업생태계로의 재편, 기후변화의 위기 속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있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음에도 국민들의 삶은 여전히 불안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의 심화로 공정과 성장, 분배라는 시대적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 위협받고 있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도 부족할 판에 일부 정치세력은 국정감사도 내팽개치고 피감기관 겁박과 대장동 특검 운운하며 이재명 후보 흠집내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따지고 보면 대장동 사건의 실체는 ‘국민의 힘’과 토건적폐세력, 그리고 그 뒤를 비호한 일부 법조인들의 비리 카르텔이다. 대장동 개발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가져간 사람들은 ‘국민의 힘’과 관련된 인사들임이 드러나고 있고, 당초 대장동 개발도 과거 국민의 힘 인사들과 토건적폐세력이 민간개발을 통해 막대한 불로소득을 챙기기 위해 시작됐다. 이를 저지한 사람이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재명 시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장동 개발 이익을 성남시민의 이익으로 환수하는 이른바 ‘도둑들로부터 뺏어오는 설계’를 했고, 민간영역이 과도한 이익을 가져가도록 한 ‘도둑들의 분배와 설계’는 몇몇 토건적폐세력과 국민의 힘 인사들이 부도덕한 공직자와 결탁해 한 것이다. 이것이 대장동 사건의 핵심이며, 당시 이재명 시장이 없었다면 대장동은 국민의 힘과 토건적폐세력의 ‘놀이터’가 됐을 것이다. 신속하고 엄중한 수사를 통해 대장동 개발로 막대한 불로소득을 가져간 사람들의 실체를 밝혀내는 것이 순리다.

‘오징어 게임’은 내년 대선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목표를 제시해주고 있다. 빈부격차의 폐해와 불평등, 불공정을 바로잡고 국민들의 불안과 경제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며, 뉴노멀 시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강력히 실천하라는 것이다. 따라서 차기 대통령은 원칙과 소신을 갖고 국민이 요구하는 정책 과제를 일관되고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는 강력하면서도 섬세한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한 주권자 중심의 철학과 원칙, 보편적 복지 국가의 실현,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공정성장에 대한 비전도 지녀야 한다.

‘오징어 게임’ 마지막 생존자인 성기훈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다. 그는 456억원의 돈을 손에 쥐지만 쓰지 않는다. 어쩔수 없이 참가했던 ‘오징어 게임’의 폭력 속에서 끝까지 인간다움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현재를 살아가는 대다수의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위드 코로나’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K-방역이 세계속에서 훌륭한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희생과 코로나 방역의 최일선에서 고생해왔던 수많은 의료진,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속에서도 연대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많은 국민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외국의 많은 언론들이 다양한 시각으로 ‘오징어 게임’의 성공 이유를 설명하고 있지만, 사실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빈부격차와 양극화 속에서도 연대와 배려, 격려가 있어 우리 사회는 아직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사회의 어떤 문제들도 국민들의 연대와 배려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것. 이것이 대선이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많은 국민들이 정치권에 요구하는 시대정신이 아닐까.

이원택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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