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전북 진일보’보를 기대하며
‘수출전북 진일보’보를 기대하며
  • 이현웅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 승인 2021.10.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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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웅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장대의 꼭대기, 더 이상 오르려고 하여도 오를 수 없고, 내려가려니 내려갈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백척간두라 한다. 벗어나기 어려운 위기적 상황을 표현하는 말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당나라 장사 스님은 한걸음 더 나가라고 했다.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 한 발 더 내딛는 결단, 발상의 전환으로 새로운 길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조선시대 인삼무역을 하던 상인 임상옥이 중국상인들의 인삼불매운동으로 곤경에 처해 있을 때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써주신 글이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須進步) 시방세계현전신(十方世界現全身)이었다. ‘100척의 장대 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라. 그리하면 새로운 세계가 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에 깨달음을 얻는 임상옥은 조선에서 가져온 인삼을 모두 태웠기 시작했다. 인삼을 태우는 모습에 깜짝 놀란 중국 상인들이 달려와 불을 꺼달라고 사정했고 임상옥은 인삼을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있게 되어 그 후 조선을 대표하는 거상으로 성장했다는 일화가 있다.

 최근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메이드 인 코리아’ 수출이 연일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다. 우리지역 수출상황도 급반등하는 상황있다.

 한국무역협회 전북지역본부가 발표한 무역동향에 따르면, 전북지역 8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0.2% 증가한 6억 3,181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동제품, 합성수지, 농기계의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제주, 전남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수출 증가율(34.8%)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매우 긍정적인 시그널이다. 전북수출은 작년도에 년간 59억 달러까지 줄었다. 년간 100억 달러를 수출하여 지역총생산(GRDP) 대비 수출액 비중이 33%에 달했던 때에 비하면 거의 절반수준까지 떨어진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근 세계교역 회복과 함께 도내 기업들의 수출 제품과 대상국이 다변화되고, 중소기업들이 약진하면서 수출이 의미있게 반등하고 있어 다행이다. 차제에 전북지역 수출이 지속적으로 신장되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할 수 있길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도내 수출기업들이 농식품, 탄소, 수소 등 전략산업과 연계한 다양하고 경쟁력 있는 수출 아이템을 개발하여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도내 수출기업 중 80%가 중소기업이다. 대기업과 함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기술력을 갖춘 유망한 중소기업을 발굴하여 육성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위드코로나 시대로 전환되면서 수출기업들이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해외마케팅을 제대로 구사하면서 수시로 변화하는 국제환경의 어려움에도 강하게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해외규격인증부터 전문가 컨설팅, 기술개발 지원, 타깃시장 분석, 해외 유력바이어 발굴까지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도내 수출지원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간다면 수출전북은 분명 반등을 넘어 ‘진일보’할 것이다.

 이현웅 <전북경제통상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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