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순교자들 묘소·유해, 한국사·교회사·문화사에 새로운 장 열어
한국 첫 순교자들 묘소·유해, 한국사·교회사·문화사에 새로운 장 열어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1.09.26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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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0년만에 세상에 드러난 한국 최초의 순교자 묘소를 통해 한국사·천주교회 순교사·문화사적 가치 등이 새롭게 드러났다.

 천주교 전주교구는 지난 24일 오후 완주군 초남이성지 나눔의 집에서 ‘한국 최초의 순교자 복자 윤지충 바오로, 권상연 야고보, 신유박해 순교자 복자 윤지헌 프란치스코 유해 진정성에 관한 보고회’를 개최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해당 보고회는 지난 3월 순교자 묘소 발굴과 감식을 통해 남아있는 유해의 의학적·역사적 분석과 묘지서 발견된 지석, 접시 등에 대한 분석을 발표했다.

 먼저 이영춘 신부와 윤덕향 전 전북대 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순교자 묘소 발굴’ 보고를 통해 묘의 수습 경위와 과정, 각 3호·5호·8호의 수습과 추정과정 등을 소개하며 해당 무덤들의 조성시기가 1700년말에서 1800년대 초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각 무덤구덩이의 깊이, 현장서 발견한 제기(제사용 그릇)을 통해 해당 무덤들이 역사적·사회적 연관성으로 연관이 깊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창호 전북대 의과대학 해부학 교수는 ‘순교자 유해 감식’ 보고를 맡아 뼈·치아·유전자·CT감식 등으로 인류학 조사를 진행했음을 밝혔다.

 송 교수와 연구진은 유해 감식, 순교자 친족들의 Y염색체 부계확인검사(Y-STR) 결과와 비교·분석 작업 등을 진행했으며, 해당 유해들이 복자 윤지충 바오로·권상연 야고보·윤지헌 프란치스코라는 감식 결과를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수 헨리코 신부가 ‘순교 유해 발굴의 성과와 가치 보고’를 발표하며 ▲한국 천주교회 순교사의 첫 자리를 차지한 분들의 자취 확인 및 역사적 사실 증명 ▲순교자 묘지·묘지석의 형태와 내용을 통해 문화사적 성과 ▲첫 순교자 발견으로 완주군 초남이 신앙공동체의 위상 재발견 ▲순교자 유해 진정성 확보절차 체계적 진행 등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전주교구는 순교자들의 백자사발 지석 분석 내용 등을 포함해 세 순교자의 유해 발굴 기록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순교자 묘소의 역사, 유해발굴의 배경과 경과, 수습과정, 사실확인과 검증과정, 발굴 성과와 신앙적 의의 등이 담겼다.

 천주교 전주교구장인 김선태 주교는 이날 “지난 3월에 발견된 세명 복자 진정성 보고회를 갖게 되어 영광이다”라며 “이번 보고회는 유물의 진정성을 알리는 자리이며, 앞으로 유해에 담긴 하느님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마음을 함께 모아보자”라고 말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완주서 복자들의 유해가 발견된 것을 경사로 생각한다”며 “이번 발굴로 종교사·역사·문화·학술적 가치가 더욱 깊어졌으며 앞으로 세계적 성지화에 완주군도 적극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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