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단합된 노력
깨끗한 물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단합된 노력
  • 김현수 전북대 교수
  • 승인 2021.09.09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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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서부를 동서로 가로질러 새만금호로 유입되는 만경강의 수질개선을 위한 중요한 첫 단추가 꿰어졌다. 환경부와 수자원공사는 전라북도와 만경강 유역의 기초자치단체들과 8월 23일 ‘만경강 살리기 협약’을 체결하였다. 협약의 목표는 거창하게도 만경강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태문명 중심지로 만든다는 것이지만, 실질적 핵심내용은 농업, 생활, 공업용수의 취수로 인해 유량이 부족한 만경강에 깨끗한 용담댐 물을 공급하여 수질을 개선하겠다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협약에 의하면 부족한 유량을 확보하여 만경강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현재 농업용 저수지에서 방류하여 만경강에서 하루 26만톤을 취수하고 있는 생활 및 공업용수를 용담댐 물을 공급하는 것으로 전환키로 했다.

만경강은 전라북도 서부 평야지대를 동서로 가로지르며 다양한 용도의 물을 제공하는 핵심적 수자원의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동진강과 더불어 새만금호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하천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경강의 유량을 증가시켜 수질을 개선하고 보전하는 것은 유역의 용수 공급뿐 아니라 새만금호 수질개선과도 맞물려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하겠다. 만경강 수질개선의 필요성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제기되어왔고, 실제 만경강 유역의 오염원에 대한 다양한 관리 및 저감사업이 수행되었다. 그러나 만경강을 흐르는 유량의 증가가 없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수질개선이 나타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번 협약체결을 통한 용담댐 용수 공급은 그동안 답답했던 상황에 좋은 신호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용담호의 물을 만경강 유역으로 공급하는 이번 결정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용담호가 처음 조성되었던 시기에 계획되었던 용수 배분량을 다시 찾았을 뿐이다. 애초 용담호 건설 시 전라북도에 일정량의 물을 공급하도록 계획되었으나 충청권에서 용담호의 초기에 산정된 용담호의 용수 배분량이 잘못된 인구 산정에 근거한 과대평가된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했고, 그동안 지속적으로 예정된 양보다 훨씬 적은 양의 물이 만경강 유역으로 공급되었던 실정이었다. 다양한 용도의 물 수요는 존재하는데 공급되는 양이 적다보니 만경강을 흐르는 물의 양은 지속적으로 부족한 상태로 유지되었고, 하천 수질개선을 위한 양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충청권과 전라북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경강 유량 확보를 위한 용담댐 물 공급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지속되었고, 도내 일부 단체에서는 용담댐 물을 만경강으로 보내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을 내기도 하였다. 만경강의 유량을 증가시키면 수질이 개선된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었지만, 도내에서도 일관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상황에서 만경강 수질 개선과 이를 통한 새만금호의 수질 개선을 시도하는 것은 요원한 것처럼 느껴졌으며, 필자도 이와 관련한 칼럼을 여러차례 기고하면서도 과연 이런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하였다.

답답한 상황이 반전되는 느낌이 들었던 건 올해 초였던 것 같다. 예전과는 달리 도내 여러 기관과 단체, 언론기관에서 용담호 물을 전라북도에서 더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각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간 전라북도의 정관계 및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내어 우리의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참으로 반가운 것이었다. 이번 협약의 체결이 도내 여러 채널에서 하나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번 만경강 살리기 협약식에 전라북도의 여러 자치단체장, 시민단체장, 정치인들이 참여한 것으로 보도되었는데, 단순히 행상의 참여와 사진촬영을 위한 것이 아닌 향후 전라북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합된 노력을 하는 시발점이 되기를 소망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기후변화로 인한 물 공급의 불확실성 증가와 다양한 용도의 물 사용량 증가로 인해 깨끗한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문제는 전세계 여러 곳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라북도의 경우에도 아직 여러 산적한 과제가 남아있다. 지속적이고 단합된 움직임이 협약 체결이라는 하나의 결실을 만들어낸 이번 결과가 앞으로도 계속되어 깨끗한 물이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살기좋은 전라북도가 되길 기원한다.

김현수<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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