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언론의 관계
권력과 언론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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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8.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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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사간원(司諫院)은 왕의 잘못된 말이나 행동을 지적하고 바로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관청이다.

▼ 지금의 언론에 해당할 것이다. 서슬이 퍼런 절대권력에 신하가 잘못을 지적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때문에 언관(言官)이라 불리는 사간원 관리들은 목숨 걸고 해야 하는 일이어서 때로는 엄청난 고초를 겪기도 한다. 임금이나 정승들의 잘못을 직언하다 투옥되거나 유배당하는 일이 적지 않았음이 역사 실록에 기록돼 전해오고 있다 .

▼ 사간원 관리로 새로 임명돼오면 옥졸들은 "며칠 안 가서 우리한테 올 사람이 늘었구먼" 하는 등 옥졸들 사이에서 공공연히 떠도는 말이었다고 한다. 사간원 관리들이 많은 고초를 겪었음을 말해준다. 숙종 13년 구운몽의 저자 김만중(金萬重)이 왕에게 조사석(趙師錫)이 우의정에 임명된 것은 장희빈 때문이라는 소문이 시중에 파다하다고 전한다.

▼ 숙종은 오히려 소문의 출처를 밝히라면서 사관(史官)들에게 엄한 처벌 전지를 쓰도록 엄명하고 있다. 하지만 사관들은 사실대로 고한 김만중 처벌을 반대하고 처벌 전지도 거부하고 있다. 김만중은 잔혹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소문의 발설자를 끝내 토설하지 않고 평안도 선천(宣川)으로 귀양 가고 있다.

▼ 절대권력을 견제하고 권력의 부패와 비리를 예방하기 위한 언관 제도는 왕도 함부로 어쩌지 못하도록 독립기구로 하고 사간원 관리의 신분보장도 철저했다고 한다. 권력과 언론은 긴장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긴장 구도가 깨지면 민주주의 사회가 위태로워진다. 요즘 논란이 되는 언론중재법 개정. 누구를 위한 개정인가? 언론의 비판들이 두려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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