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讀書)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휴가생활
독서(讀書)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휴가생활
  •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 승인 2021.08.1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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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어김없이 피서철, 휴가철이 다가왔다. 직장인들이 1년 중 손꼽아 기다리던 여름 휴가철이다. 여름휴가만 바라보며 직장생활을 버티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직장인에게 여름휴가는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기 때문이다. 휴가철이 다가왔지만 예전처럼 설레는 분위기는 보기 힘들어졌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은 언감생심이다. 국내여행 또한 4차 대유행으로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

휴가의 사전적 의미는 직장이나 학교, 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에 한가하게 쉬는 일을 일컫는다. 서구문명에서 안식일 외에 근로자들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여름휴가가 보편화한 것은 1930년대 프랑스의 노사협상에 의한 노동자의 유급 바캉스제도에 기원한다.

바캉스란 라틴어 ‘VACATIO’에서 기원된 말로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지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해 멀리 떠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바캉스의 형태는 호텔에서 즐기는 ‘호캉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바다 대신 숲으로 떠나는 ‘숲캉스’,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기 위한 ‘뷰캉스’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코로나19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 및 방역지침 준수가 강조되고 있는 올해 여름휴가는‘북캉스’로 보내는 것은 어떨까? 북캉스는 책을 뜻하는 북(book)과 휴가를 뜻하는 바캉스(vacance)가 합쳐진 단어로, 휴가 기간에 독서(讀書)를 하며 보내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호텔이나 백화점 등에서도 ‘북캉스’관련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책을 읽지 않는 이들이 많아진다. 하는 일이 많아지거나 직장 다니느라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과는 멀어지기 때문이다. 세상을 새롭게 인식한 사람들의 생각과 지혜를 깊이 들여다보는 대신, 여가시간 대부분을 텔레비전이나 휴대폰을 보며 보낸다. 지난해 3월 발표된 ‘2019년 국민독서실태’에 따르면 성인 독서량은 연간 6.1권에 불과하고, 심지어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각종 콘텐츠가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독서와는 점점 더 멀어지는 현실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인류사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독서를 게을리했던 사람이 없다. 프랑스 영웅 나폴레옹, 미국 대통령 링컨, 발명가 에디슨,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기업경영인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방송인 오프라윈프리 등 많은 사람이 독서광이라 할 정도로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조선시대 이순신 장군은 전쟁터를 전전하면서도 책을 가까이 두고 읽었으며 안중근 의사는 사형집행 전에 집행관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자 “읽다 둔 책을 읽을 수 있도록 5분만 시간을 달라”고 했으며 다산 정약용, 현대그룹 창업자 정주영 회장, 정치인 김대중 대통령 등도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한다.

세상을 바꾸는 기술과 아이디어는 독서(讀書)에서 나온다. 시대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기술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 모두 독서(讀書)에서부터 비롯된다.

이번 여름휴가만큼은 집에서 얼음물에 발 담그고, 고전을 통해 선현들과 대화를 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싶다. 인파가 복잡한 휴가보다 독서(讀書)를 통해 자기를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휴가가 됐으면 한다. 휴대전화도 손에서 놓고, SNS도 쉬고, 사진으로 찍고 올리기보다는 마음으로 보고 느끼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스마트폰에 의존하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지혜가 있는 전화기)’에서 지혜로운 인류 ‘호모 사피엔스’로 돌아가, 가족 모두가 독서(讀書)와 함께하는 ‘슬기로운 휴가생활’을 제안해 본다.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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