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롭게 여름나기
슬기롭게 여름나기
  • 이길남 부안초 교장
  • 승인 2021.08.04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좋은 글 따라 써 봐요
이길남 부안초 교장<br>
이길남 부안초 교장

8월의 태양이 눈부신 나날이다. 날마다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를 피해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뜨거운 여름이 진행 중이다.

여름방학 중이라 아이 대부분이 집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에어컨은 켜야겠는데 전기세가 걱정되고 어디로 나가자니 코로나가 무서운 2021년의 여름은 참으로 버텨내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어떻게 지내야 슬기롭게 올여름을 보내는 것일까. 사람 많은 곳을 피해 집에서 시원하게 지내는 방법을 각자의 방식대로 찾아내야 한다.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나 물을 자주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주고 더운 시간대에는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다.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서 집중력을 발휘해서 무엇인가를 만들어내거나 미술 활동을 해보도록 재료를 제공하고 분위기를 갖춘다.

아이에게 마음에 드는 공책을 선물하고 잘 쓴 글에 칭찬과 보상을 곁들이며 아이가 지속해서 즐거운 마음으로 글쓰기를 해나가도록 응원을 아끼지 않는다.

뭘 써야 할지를 스스로 생각해내기 어려워하는 아이에게는 짧은 글이 많은 동시집을 주고 따라 써보도록 안내해보는 것도 좋다.

다른 사람이 쓴 글도 자꾸 보고 써보다 보면 어떤 글들이 좋은지를 스스로 알게 되고 언젠가는 자신 스스로 생각해서 글을 쓸 힘이 생긴다.

글자 수가 정해져 있는 시조 쓰기도 좋다. 아이 수준에 맞는 시조집을 골라 구해주고 여러 번 읽어보고 따라 써보기를 권한다. 쓰다 보면 어느 정도 시조의 형식을 알게 되고 흥미를 갖게 된다. 맘에 드는 시조는 벽에 써 붙여두고 외워본다. 어릴 때 외었던 시조들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는다.

고학년 아이라면 한지에 붓글씨로 시조 쓰기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마음이 저절로 차분해지고 글쓰기에 집중하다 보면 더위도 어느새 잊을 수 있다.

‘한 손에 가시 쥐고 또 한 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고려말 학자 ‘우탁’이 지었다는 이 시조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더 공감하게 되는 시조다. 세월은 아무리 막으려 해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아이의 소중한 어린 시절이 길지 않다는 것을 겪어본 어른들은 다 안다. 사랑스러운 자녀가 여름방학 동안 건강하고 알차게 생활할 수 있게 잘 지원해주고 안내해야겠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