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의 일상을 관광해보라!
정읍의 일상을 관광해보라!
  • 최재용 정읍시 부시장
  • 승인 2021.08.0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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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용 정읍시 부시장
최재용 정읍시 부시장

정읍에 근무한 지 어느덧 한 달이 지나간다. 뜻밖에 맡겨진 과분한 직책에 허둥지둥 보낸 시간이었다. 도에서 여러 업무를 담당하면서 아마도 수 백번쯤은 와봤을 정읍이건만 많은 것이 생소해 보이고, 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인구 10만이 넘는 결코 작지 않은 정읍시의 한가운데를 흐르는 정읍천을 걷다 보면 징검다리에 옹기종기 앉아 발을 담그며 더위를 식히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참 새롭다. 노랫가사나 소설 속에서 그려지던 아늑한 모습이다. 그만큼 정읍천은 맑고 깨끗한 것이다. 늘 정읍천 곁에서 지내 온 분들에겐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겠지만 결코 흔치 않은 일이다.

지하수를 억지로 퍼올려 물을 흘려보내는 서울 청계천과는 차원이 다르다. 전국 각지에 으리으리한 워터파크야 많이 있지만 이렇게 도심을 가로지르는 시냇물 자체가 자연스레 워터파크가 되는 곳이 또 어디 있으랴! 여름이면 조금이라도 더 깨끗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산과 계곡의 물가를 찾아 몇 시간을 차로 헤매 본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인데 이건 너무 허탈하지 않은가? 코로나19로 물놀이장 운영을 임시 중단한 상태라 아쉽지만, 여전히 정읍 도심 한가운데에서 즐기는 정읍천의 즐거움과 행복은 상상 그 이상이다.

정읍천의 천변은 한여름이지만 여러 가지 꽃과 허브 식물이 풍성하게 가꿔지고 있다. 공터의 잔디나 화단이 산뜻하게 정돈되어 휴짓조각 하나 버리기도 쉬지 않을 지경이다. 품격있는 공간에 서게 되면 그 사람의 품격도 높아지는 법이다.

특히나 해질녁 천변을 걷다가 마주치는 달하다리는 가족이든 연인이든 사진으로 추억을 남겨볼 만한 곳이다. 최근 새로 다리를 놓으면서 곁에 작은 광장을 함께 만든 것이데 그 디자인이 독특하고 참 매력적이다. 달하다리라는 명칭은 현존하는 유일한 백제가사 정읍사와 연관이 깊다. ‘달하 노피곰 도다샤, 어긔야 머리곰 비취오시라. 어귀야 어강됴리 아으 다롱디리’로 시작되는 정읍사를 떠올려 보라. 달하다리에서 바라보는 달은 더욱 각별하다.

이런 정읍천 바로 옆에는 상당히 큰 전통시장이 있다. 이름하여 샘고을시장! 칼국수, 족발, 튀김 등 다양한 먹거리를 푸짐하게 맛볼 수 있고, 신선한 과일과 야채, 생선을 살 수도 있다. 아이들에게 전통시장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좋다. 샘고을시장 내부는 깔끔하게 정비가 잘 되어있고, 특히나 주차하기도 편하다. 또 도시재생 사업이 시행되면서 시장 주변 정비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참고로 샘고을시장은 전라북도내 전통시장 중에서 가장 클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다. 정읍의 과거 위상이 어느 정도였을지가 느껴지는 규모다. 단순 인구로만 봐도 정읍은 전라도의 중심지였다. 일제 강점기가 끝난 뒤인 1946년경 서울의 인구가 채 30만 명도 안 되던 시절에 정읍의 인구는 거의 30만 명에 육박했고,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1968년 인구통계를 봐도 정읍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에 이어 7번째였다. 그러니 샘고을시장이 이렇게 클 수밖에!

정읍은 정읍천을 따라 도시가 발달되어 왔다. 그러니 세련된 공간 속에서 다양한 음식을 맛보길 원한다면 정읍천에서 1~2분 거리에 내장상동 미소 거리에 가도 좋다. 물론 정읍의 명물 쌍화차 거리도 걸어서 5분이면 갈 수 있다. 쌍화차는 흔히 추운 계절에 마시는 걸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쌍화차도 개발되었다. 더위에 지친 몸은 든든함을 넘어 몸속 깊은 원기까지 느껴지니 커피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오늘은 정읍에 사는 사람이 잘 알려주지 않는 정읍천의 멋진 체험 여행을 소개해봤다. 코로나19를 피해 안전하고 편리한 가족 단위의 여행지를 찾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최재용 <정읍시 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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