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의 변신은 진행형
금융의 변신은 진행형
  •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 승인 2021.07.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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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최근 IT 플랫폼기반 빅테크기업들의 금융업 확장이 가속화 되고 있다. 토스로 잘 알려진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달 9일 은행업인가를 받았으며 카카오뱅크는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이용 고객수가 1,650만명을 넘어선 카카오뱅크의 추정가치는 20조원에 육박하여 기존 시중은행 시가총액을 훌쩍 뛰어넘는다. 언택트 기술과 빅데이터를 보유한 빅테크기업들이 코로나19를 기회로 훌쩍 성장하며 금융시장에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은행들이 단순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머물렀다면 빅테크기업들은 IT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검색 및 SNS, 쇼핑, 문화, 여행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금융으로의 연결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또한 고객이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동선을 최대한 줄여 편리함을 강조하고, 귀여운 캐릭터를 통한 인터페이스와 이모티콘을 사은품으로 제공하는 등 친근함을 무기로 기존 은행들과의 차별성을 두고 있다.

은행들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은행앱을 통해 음식배달을 하거나 중고차직거래, 택배, 알뜰폰 구입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금융업 외 다른 영역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자체 디지털금융기술 확보를 위한 IT인재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들의 고민이 다른 은행과의 경쟁을 위한 우수고객의 확보, 금리, 리스크관리 같은 것들이었다면, 이제는 어떤 서비스를 통해 유용성과 즐거운 경험을 동시에 제공할까하는 것으로 변화하였다. 다시 말해 놀이공원 안에 은행을 만든 빅테크기업에 대항하기 위해 기존 은행들이 은행 안에 놀이공원을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농협은행에서도 고객에게 금융서비스와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에 출시해 700만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올원뱅크」앱을 통해 휴대폰번호만 알아도 송금이 가능한 간편송금,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입출식계좌부터 적금·예금·대출 등 상품 가입이 가능한 비대면 서비스,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자산관리서비스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내차 정보관리, 정부지원 혜택확인, 핫딜을 통한 농축산물 추첨, 캐릭터 성장 게임 등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경험 할 수 있다.

빅테크기업들의 금융업 진출로 기존 은행들이 당장은 쇠퇴하진 않을 전망이다. IMF, 리먼사태 등 금융위기 상황을 겪으며 축적된 노하우, 경우의 수가 다양하고 전문가의 판단이 중요한 기업대출, 단기간의 이익대신 사회의 발전을 고려해야하는 정책대출, 서민금융 등 AI가 보지 못하는 부분을 기존은행은 유지,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개최된 제5차 ‘디저털금융협의회’에서도 금융산업의 디지털화 촉진을 위해 디지털금융 규제,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여 은행의 플랫폼 비즈니스 진출을 확대하고 빅테크 플랫폼 영업규율 체계를 마련하여 빅테크업체로 기울어진 운동장에 균형을 맞추기 시작했다.

빅테크기업의 금융권 진출로 기존은행이 변화하고 고객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경쟁을 이유로 감소하는 지점 및 채용, 디지털기술에 취약한 고령층 등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배려, 수익성을 이유로 배제되는 저소득·저신용자에 대한 금융지원, 개인정보의 오남용, AI기술 활용에 따른 윤리적 문제, 스마트폰 분실 및 해킹 등에 따른 범죄이용 등 보완해야 할 사항이 여전히 많다.

금융산업의 변신과 더불어 지역과 함께 상생하고,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함께하는 따뜻한 금융이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

장기요 <NH농협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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