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시각> 여성공무원 유리벽 깬 순창군 인사
<기자의 시각> 여성공무원 유리벽 깬 순창군 인사
  • 순창=우기홍 기자
  • 승인 2021.07.06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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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하반기 순창군 정기인사가 여성 공무원들의 유리벽을 깨고 성별이나 직렬별 차별 없이 단행됐다는 여론이다.

 군은 4급 1명을 포함해 5급 2명 등 모두 44명의 승진자와 6급 보직부여 7명 등 모두 173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고 지난 5일 사령장을 교부했다. 더욱이 이번 인사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획예산실장에 장현주 전 주민복지과장의 전보다.

 순창군 최초 여성 기획예산실장 인사로 꼽힌다. 기획예산실은 기획·예산·감사 법무·공보·평가 통계·미래전략(TF)계로 구성됐다. 세종사무소도 기획예산실 소속이다.

  군 산하 어느 부서나 중요하지 않은 업무가 없지만, 각종 시책발굴이나 예산편성, 감사, 홍보 등이 이곳에 소속되어 있다 보니 이들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기획예산실장의 책임은 막중하다. 이 때문에 장 실장의 보임은 성별 차별 없이 업무 또는 조정능력을 우선했다는 분석이 공직사회 내부에서 나온다.

 또 계장 등을 포함해 총 8년여 동안을 홍보업무에 매진한 김희정 전 공보계장도 이번 인사를 통해 여성 최초로 서무계장에 보임됐다. 순창군의 성별에 차별 없는 인사는 그동안 예고됐다고 해도 무방하다.

 실제 군은 그동안 양성평등 시책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특히 여성친화도시 정착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과 아이 키우기 좋은 지역 만들기 등이 그 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편견이나 차별 없이 여성 공직자를 주요 부서 책임자에 보임하는 이번 인사를 통해 여성계의 사기를 높인 것은 물론 여성의 유리벽을 깬 인사라는 평가다. 이 모두가 인사권자인 황숙주 군수의 결단이라 지레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각계에서 여성 리더를 꾸준하게 배출해왔다. 실제 해군 최초 여성 함장을 역임한 안희현 중령과 해경 최초 여성 고위공무원 조현진 해양오염방제국장, 국내 여성 1호 프로파일러 이진숙 범죄분석관 등이 있다.

 아울러 연구성과 상위 1% 연구자인 박은정 경희대 교수를 비롯해 주택수리서비스 라이커스를 운영하는 안형성 대표도 여성 리더로 꼽힌다. 이들은 모두 여성이 최소한 분야 등에 진출한 개척자로 불린다.

 재임 3년7개월 만에 물러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이에 속한다. 강 장관은 임명 당시 정부 수립 이후 처음으로 ‘유리천장’을 깬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평가됐다.

 유리천장이란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투명해 보이는 상황이지만, 막상 나아가 보면 더는 진입할 수 없는 장벽으로 막혀 있는 상황’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공직이나 기업 등에서 여성이 승진과 관련된 장벽을 의미하는 말이다.

 여성은 충분한 능력을 갖춰도 여자라는 이유로 승진이 차단되며 유리천장을 경험하게 된다. 덧붙여 유리벽은 여성이 승진할 수 있는 조직이나 권력이 집중되는 곳에 배치되지 않는 수평적 이동 장애를 뜻한다.

 하지만 이런 환경 속에서 여성 인재가 리더의 위치에 오를 수 있는 배경은 성별 등의 차별을 두지 않고 인사에 반영한 인사권자의 결단도 한몫했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물론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적 변화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인사권자의 결단이 있었으니 이제는 유리천장이나 유리벽을 깬 순창군 여성 공무원들이 그동안 갈고 닦은 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때다.

 순창=우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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