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언제까지 ‘맹꽁이 타령’
전북지역 언제까지 ‘맹꽁이 타령’
  • 김태중 기자
  • 승인 2021.06.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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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중 주필
김태중 주필

전북도와 군산시, 김제시, 부안군이 새만금권역 단체장 협의회를 구성하고 수상태양광사업권 배분과 투자사업에 합의하는 첫 상생안을 도출해냈다. 상생 합의안은 새만금 수상태양광 2단계 발전사업권 900MW을 산업투자형과 개발투자형에 각각 450MW씩 배분토록 하고 있다. 이중 산업투자형은 군산 산단에 배정되고 개발투자형은 복합·산업(김제)과 관광·레저(부안)에 절반씩 배분됐다. 전북도와 3개 시·군이 행정협의회를 통해 긴밀한 협조와 소통에 나서게 된 것은 전북도 송하진 지사의 대화와 설득 등 적극적인 중재 덕분이다. 전북도와 3개 시·군이 낙후 전북 발전이라는 공동 명제에 힘을 합치기로 함에 따라 새만금 개발에도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며 3개 자치단체장의 합의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새만금권역 행정협의체가 구성되고 상생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우려스러운 점이 없지는 않다. 새만금 동서도로 등 행정구역 다툼이나 새만금 특별행정구역 설정, 새만금개발청과 지방자치단체 간 소통에 간극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적 이슈도 우려된다. 새만금 3개 시·군의 갈등은 단체장과 지방의원 등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 부추긴 점이 없지 않았다. 과거 정치인들이 지역발전을 내세우면서도 내적으론 지역갈등 사안을 빌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곤 했다. 부안 방폐장 사건, 김제공항 무산, 전주완주통합 무산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중대 현안마다 정치인들이 전면에 나서거나 주민 뒤에 숨어 반대를 외쳐왔다. 정치인의 합의란 가끔 소지역주의와 이기주의, 여기에 더해 정치인의 이기심으로 무너지곤 했다. 새만금행정협의회 합의를 이룬 3개 자치단체장이 정치적 유·불리와 이기심을 버리고 전북의 공동발전이라는 대의를 쫓기를 기대한다.

한동안 잠잠했던 새만금 환경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부 시민사회단체가 새만금 신공항 예정지에 저어새, 금개구리와 올챙이 등 멸종위기종이 발견되었다며 갯벌 보전과 함께 국제공항 설립 반대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역사회에서는 공항 반대로 사업이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고 있다. 공항 반대 논란이 일자 전주상공회의소 등 전북지역 209개 기관과 단체들이 연합해 반대 단체를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이들은 새만금 신공항이 착공만 남겨놓은 상황에서 이제 와서 환경문제를 들어 건설을 중단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십수년간 지루한 다툼을 벌여 환경논란이 일단락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 내부개발이 속도를 내는 실정에서 새만금 공항 백지화 주장을 다시 꺼내는 것은 숨은 의도가 있다는 시각이다. 정치인들의 이기심 마냥 선거 때가 되면 여러 단체에서 사회적 논란을 제기해왔다. 환경논란이 거세질수록 선거철을 맞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으로 비칠 수 있다.

정부의 무관심 속에 착공된 지 30년이 지나서야 제 속도를 내기 시작한 새만금 개발이 내부 갈등에 또다시 멈춰선 안 된다. 많은 지역개발사업이 환경논란이나 지역이기주의로 무산된 바 있다. 그사이 전북은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낙후의 길을 걸어왔다. 환경논란으로 독미나리와 맹꽁이에 이어 금개구리가 나왔다.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시대의 흐름에 뒤처져 전북이 언제까지 맹꽁이 타령하고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갇혀 세상의 변화를 외면할 순 없다. 정치인들의 이기심으로 지역 갈등이 표출되고, 환경논란으로 개발에 소외되면 전북만 외딴 섬으로 남을 수 있다. 전북지역사회가 동상이몽으로 각자의 우물을 안고 살아가는 것보다 전북의 상생발전을 위한 거대한 공동의 우물을 개발했으면 한다.

김태중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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