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려면…
행복해지려면…
  • 이정희 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지후아트갤러리 관장
  • 승인 2021.06.10 15: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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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로 주변에서 웃음을 잃어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거리에는 ‘임대’, ‘매매’ 푯말이 붙어있는 상가들이 즐비하다. 어렵사리 문을 닫지 않고 버티고 있는 가게조차 손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주인의 간절함이 도로까지 전해진다. 직장을 잃은 사람들은 구직전쟁에 나서보지만 뜻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늘은 놀고, 내일은 쉬고, 또 모레는 집에 머물고… 이런 생활을 반복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이렇듯 코로나는 여러 사람으로부터 사람 만나는 것까지 자유롭지 못하게 해 자연스레 웃음은 사라지고 있다.

필자는 지난 주말 오후 갤러리에 앉아 차 한 잔 마시며 창 밖에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행복해지려면…’이라는 자문에 빠졌다. 뜬금없는 일지만 참 깊게 생각에 잠겼다. 그런데 그 자문은 행복해지고 싶어도 주위 환경 때문에 행복할 수 없는 현실과 환경 속에선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 ‘풋~’하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내가 사춘기 소녀도 아닌데 왜 비생산적인 상념에 빠져 고민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하는 자문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한 예술심리상담 전문가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이 행복해야 상대방을 사랑할 수 있고, 사랑하다 보면 내가 행복해진다’고 했다. 우리의 삶에서 ‘사랑’은 중요하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 사람은 사랑에 대해 거의 배우지 못했다. 부모가, 주위 사람들이, TV드라마에서, 영화 속에서 하는 사랑을 바라보면서 체득한 사랑을 행동하는 것이 대부분이 아닐까.

사랑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것’,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이해하고 돕는 것’이라고 한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 짜증을 부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과 ‘욕심’이라고 한다. 상대의 기쁨을 위해 배려하고 헌신하는 것이 ‘사랑’이다. 그런 사랑을 베풀다 보면 자연스레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에리히 프롬은 <사랑의 기술>에서 사랑에 대한 이론을 알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사회학자는 행복해지려면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말했다. 다른 방법은 감사한 일이 있을 때 ‘감사일기를 써라’고도 했다. 틱낫한 스님은 <좋은 사람으로 사는 법>이란 책을 통해 괴로움으로 가득 한 현실을 바르게 보는 ‘고성제’ 편에서 ‘행복해지려면 먼저 괴로움을 피하지 말고 들여다보라’고 했다. 이는 괴로움에 잘 대처해 벗어나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라는 말로 해석된다.

현대에 들어선 행복해지려면 ‘잠시라도 스마트폰에서 벗어나라’는 말도 있다. 이는 타인의 이야기 속에, 타인의 기준에 자신이 함몰될 경우 자신의 삶을 자기의 의식으로 생각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불안과 불만, 소외와 좌절을 더 느끼게 되기 때문일게다.

또 <정신차리기 기술>의 저자 세라 나이트는 불안증세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이 어려워 병원을 찾자 상담의사는 ‘거품목욕을 자주하라’ ‘실천 여부를 떠나 여행계획을 자주 세워라’ ‘일상생활 속에서 행복감을 느낀 상황 등을 꼼꼼히 메모하고 자주 봐라’고 당부했다. 소소한 처방이었다. 하지만 실천한 결과 어느덧 세라는 행복해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서술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연일 TV 속에서 펼쳐지는 정치인들의 비판과 비난, 뉴스를 통해 전해지는 사건과 사고들을 접하다 보면 행복과 사랑은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되기 십상이다. 이런 혼돈과 비정상의 현실 속에서 행복해지려면 먼저 남을 배려하고, 남을 나의 사고틀에 구속하려 들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필자는 결론을 내렸다. 행복과 사랑은 형태가 없다. 그래서 공기와 물의 소중함, 이웃의 소중함, 지금 내 옆에서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의 소중함을 이해하려 노력한다면 행복해지려는 것은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이정희<전주대 평교 미술아카데미 교수/지후아트갤러리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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