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산업단지로 가는 길
미래 산업단지로 가는 길
  •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 승인 2021.06.0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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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우리나라는 1962년 제1차 경제개발계획에 따라 국가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낙후지역을 개발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로공단과 울산공단을 한국 최초의 산업단지로 개발하였다. 특히 산업단지를 수출산업의 전진기지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주된 방향성이었다. 이렇게 시작된 산업단지는 60여년이 지난 2020년 말에는 전국적으로 1,238개로 늘어났고,

전라북도의 경우 국가·일반산업단지 28곳을 포함해 총 88개소가 운영 중이거나 계획단계에 있다.

그러나 국가 제조업의 중추를 담당해온 산업단지는 노후화된 인프라, 주력 제조업분야의 성장 둔화, 청년층의 중소기업 기피, 스마트 및 융·복합 등의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문제점을 지니게 되었다. 이에 정부는 기존 산업단지 지원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책 효율성을 달성하기 위해 산업단지 대개조, 스마트 그린산단 조성, 노후산단 재생사업 등 산업단지 혁신을 통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구로공단이다. 구로공단은 의류공장 등 노동집약적인 제조업을 기반으로 시작하여 70년대 후반에는 약 11만명이 근무하는 중공업 산업단지로 발전하였다. 하지만,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1995년에는 노동자 수가 총 4만 2천명까지 줄어드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구로공단의 명칭을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변경하고 IT 첨단 산업단지로 육성하기 위해 아파트형 공장 설립과 각종 혜택을 제공하면서 출판, 영상, 방송통신, 정보서비스업 집적지로 변모시켰다.

현재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8,300여개 기업체에 10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서울 외곽 산업단지에 불과했던 구로공단이 이제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형 산업단지의 대표주자가 된 것이다.

이제는 전라북도 차례다. 전라북도는 1966년 전주 제1산업단지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산업단지 확충을 이어왔지만, 현재 20년 이상 노후화된 산업단지가 전체 산업단지의 43%인 38개를 차지할 정도로 열악하다.

특히 도내 농공단지는 총 58개 가운데 절반 수준인 29개 농공단지가 조성된 지 20년 이상 노후화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물론 전라북도는 중앙정부 정책에 발맞춰 자동차산업이 집적화된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제조업 부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을 마련했고, 이를 통해 정부가 추진한‘산업단지 대개조 공모사업’에 선정되는 등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전주 일반산업단지 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유연한 기업지원 정책과 입주업종 제한 완화 등을 건의했고 편의시설 부족 등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구로공단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탈바꿈한 것처럼 우리 전북에서는 과감한 규제 완화, 획기적인 지원정책 추진 등을 통하여 가장 오래된 전주 일반산업단지를 미래 산업단지의 시범 모델로 만들어 가야 한다.

과거와 같은 정책으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처럼 큰 꿈이 영그는 기회의 땅으로 변모하기 어렵다. 공장이 집이 되고, 커피숍이 공연장이 되고, 꽃과 나무가 즐비한 생태공원 같은 산업단지가 기업인들 삶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산업단지가 단지 공장들만 있는 공간이 아니라 일, 여가, 보육, 문화 등을 함께 영위할 수 있는 작은 미래도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라북도는 경제인 단체와 도내 시·군,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다.

우범기 <전라북도 정무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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