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폐는 안녕하신가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당신의 폐는 안녕하신가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1.06.01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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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대 남성 A씨는 50년 동안 하루에 한 갑씩 피던 담배를 끊은 지 10년이 돼 간다. 하지만 요즘엔 계단을 조금만 올라가도 숨이 차고 친구들과 같이 걸어 가려면 힘이 들어 천천히 걷게 된다. 국가건강검진도 해마다 했는데 이상이 없다고 나와 단순 나이 탓으로 생각했는데 최근 미세먼지 때문인지 가래와 잔기침이 늘어 혹시 폐암은 아닌지 덜컥 겁이 나 병원을 방문했다.

 # 금연 3년 차인 60대 남성 B씨는 이틀 전부터 갑자기 숨이 차 병원을 방문했다. 일년 전부터 야외 활동 시 숨찬 느낌이 있었는데 이틀 전 감기기운이 있은 후부터 갑자기 숨이 차기 시작했다. B씨의 산소포화도 측정 결과 92%로 낮게 측정됐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은 한번 발병하면 완치가 어렵고 평생 지속되며 잘 몰라 방치하다 사망에까지 이르게 되는 대표적인 호흡기질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전북도민일보는 대자인병원 호흡기내과 오윤정 과장의 도움으로 만성폐쇄성폐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흔하지만 간과되기 쉬운 만성폐쇄성폐질환

 우리나라 40세 이상 성인 중에서 만성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남성 21.6% 여성 5.8%이며, 70세 이상에서는 남성 51.7%, 여성 13.6%로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그러나 폐기능이 60%까지 감소돼도 별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나이 들면 숨찬 것으로 생각해 병이 많이 진행된 후 병원에 오는 경우가 허다하다.

 ▲전세계 사망률 3위 만성폐쇄성폐질환

 심혈관계질환이나 악성종양은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인데 반해 만성폐쇄성질환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실제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전세계 사망률의 3위, 우리나라에서는 80세 이상 사망원인의 5위를 차지한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을 폐기능에 따라 경증 1기에서 최중증 4기까지 분류하는데 4기 최중증이 되면 머리감기 등의 일상생활에서도 숨이 차며 감기나 폐렴으로 호흡곤란이 악화돼 사망위험률이 증가한다.

 ▲비흡연자도 안전하지 않다

 만성폐쇄성폐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며 간접흡연도 포함된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같은 흡연량에도 더 취약한 것으로 전해지며 흡연을 하지 않더라도 실내 난방이나 요리에 나무, 석탄, 동물배설물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실내공기오염도 위험요인이 된다. 특히 도심의 공해와 미세먼지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데 아이들의 폐성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질의 개선이 매우 필요하다.

 ▲조기 진단 및 금연이 필수

 환자들과의 상담을 하다 보면 ‘좀 더 일찍 금연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라고 후회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이 금연을 하는 군에서 흡연을 유지하는 군보다 폐기능의 감소가 훨씬 덜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치료는 꾸준하게 유지

 앞서 사례에 언급된 80세 환자는 치료 한달 뒤 증상이 완화됐다고 하며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다고 먹는 약이나 달라고 하십니다. 흡입기 치료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은 증상완화 뿐 아니라 급성악화로 인한 위험을 줄이는데 매우 중요하다.

 ▲코로나19 유행시대에도 예방접종은 철저히

 해마다 독감예방 접종은 맞아야 하며 국가에서는 만65세 이상에서 23가 폐렴구균예방접종을 무료로 해주고 있다. 병원에서 비급여로 맞는 13가 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했어도 23가 백신을 맞는 게 좋다. 백일해 예방접종도 권장된다.

 ▲숨어 있는 다른 질환을 찾자

 폐암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있는 경우 5배 이상 위험률이 올라갑니다. 정기적인 x-ray를 최소한 연 1-2회는 시행하는 게 좋습니다. 심부전, 부정맥, 협심증 등의 심혈관계 질환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의 사망률에 영향을 주는 심각한 동반 질환입니다.

 ▲대자인병원 호흡기내과 오윤정 과장 “금연과 함께 적절한 운동으로 폐건강 유지해야”

 만성폐쇄성폐질환이 생기는 원인으로 폐렴 또는 결핵의 병력, 유전적 요인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하고 잘 알려진 원인은 흡연입니다. 그만큼 금연은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증상을 완화시키며 폐기능 감소를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치료법이자 예방법입니다.

 또 중증의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는 근감소증이 흔하게 있기 때문에 숨이 더 많이 차게 되는데 증상 호전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영양섭취와 더불어 본인에 맞는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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